김한길 대표 체제 출범… 탈친노·탈호남 ‘민주당 세력 교체’

2013.05.05 22:15 입력 2013.05.06 11:00 수정

지난 4일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당에서 친노무현(친노)과 호남의 색깔이 엷어졌다는 점이다. 비주류의 대표인 김한길 의원(서울 광진갑)이 61.7%를 획득해 민주통합당에서 민주당으로 이름을 바꾼 제1야당의 당권을 쥐었다. 호남(광주 광산을)을 지역구로 두고 친노 세력의 지원을 받은 이용섭 후보(38.3%)에게 압승을 거뒀다. 계파 구도 속에 이 후보가 많이 따라붙었다는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신경민(18.0%), 조경태(15.7%), 양승조(15.0%), 우원식(15.0%) 의원 4명이 당선됐다.

김한길 대표 체제 출범… 탈친노·탈호남 ‘민주당 세력 교체’

당내 계파와 지역구로 보면 신 의원은 무계파·수도권, 조 의원은 비주류·부산, 양 의원은 손학규계·충청, 우 의원은 고 김근태 의원계로 수도권이다. 친노로 분류되는 윤호중 의원(10.1%)은 꼴찌에 머물렀다. 유일하게 호남이 지역구인 유성엽 의원(13.20%) 역시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탈(脫)친노, 탈호남’ 조짐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타난 선거였다.

2002년 노무현 정부 출범과 열린우리당 창당 후 야권의 한 축을 형성해온 친노로선 보기 드문 일이다. 지난해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패배에 대해 정치적으로 심판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노무현 대통령 퇴임 직후 스스로를 ‘친노 폐족’이라고 불렀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문재인 의원을 중심으로 단결하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해찬계, 안희정계, 정세균계 등으로 분화할 가능성도 있다.

호남 인사가 당 지도부에서 이처럼 배제된 것도 민주당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풍경이다. 당 혁신을 위해선 호남색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당원들의 뜻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을 바라보는 호남의 시선이 여전히 회의적이고, 4·24 재·보선 후 ‘안철수 바람’이 다시 부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친노·호남 퇴조’가 민주당의 근본적인 변화로 자리잡을지는 미지수다. 친노 세력이 민주당 의원의 다수를 점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에 나서면 첫 격전지는 호남일 수밖에 없다.

2년 일정으로 막 돛을 올린 ‘김한길 호(號)’가 계파 갈등과 ‘안풍’ 파고 사이에서 표류할 경우 민주당 대주주 세력의 복귀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 새 지도부가 추가 탕평 인사를 통해 중량감을 더하면서 힘있게 당을 견인하지 못할 경우 야권의 항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또다시 내홍이 벌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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