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 압승 이후 새누리당의 첫날 표정은 ‘승자의 여유’ 그 자체였다. 겸손한 자세로 ‘표정 관리’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지만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완승의 여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 밖의 완승’ ‘기대를 뛰어넘는 압승’을 거둔 지도부는 몸을 낮추는 모양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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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새누리당은 이번 대승이 자력으로 이룬 게 아니란 것을 잘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들이 정부·여당이 잘했다고 표를 준 게 아니라 지금까지 잘못한 것을 거울삼아 지금부터 잘하라고 표를 준 것”이라고 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이 시점에 다시 한번 우리 집권여당이 석고대죄하는 반성의 모습과 그 위에서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장에는 재·보선에서 당선된 의원 11명 중 9명이 참석했다.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에서 꽃다발 증정식과 당선인사가 진행됐다. 지도부 사이에서 서로를 칭찬하는 ‘칭찬 릴레이’도 벌어졌다. 압승 후 일종의 ‘뒤풀이’에 가까웠다.

김 대표는 전남 순천·곡성에서 승리한 이정현 의원을 띄웠다. 김 대표는 “이 당선자에게 특별히 감사드린다. 승리를 계기로 호남인에게 더욱 열린 마음과 자세로 다가가겠다. 앞으로 지역나누기, 편가르기 정치를 단호히 배격하겠다”고 말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지나고 나니까 꿈만 같지만 우리 윤상현 사무총장 고생이 많았다”고 했고, 윤상현 사무총장은 “경기회복을 위한 최경환 경제팀의 결연한 의지와 구체적 방침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고 칭친 릴레이를 이어갔다.

김을동 최고위원은 여성 당선자를 치켜세웠다. 김 최고위원은 “보궐선거 최초로 여성 의원 2명이 국회로 입성한 것을 여성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너무나 기쁘고 정말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칭찬을 하는 사람, 받는 사람, 곁에서 듣는 사람 모두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회의장 여기저기서 “하하하” 소리가 울려퍼졌다.

7·14 전당대회 이후 첫 시험대를 무난히 통과한 김무성 체제는 연착륙할 것으로 보인다. 당·청 관계도 당초 김 대표 당선 이후 긴장이 조성될 것이라던 우려와 달리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공석인 대표 비서실장에 김학용 의원(재선·경기 안성)을 임명하면서 친정체제 구축에 나섰다.

‘친박근혜계 주류’로 분류되는 윤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사의를 표시했다. 김 대표가 재·보선 이후 당직 탕평 인사를 공언한 만큼 인선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후임 사무총장에는 대구·경북 출신의 3선인 김태환·유승민·장윤석 의원 등이 거론된다. 다음주쯤 여의도연구원장과 대변인 인선 등을 통해 ‘김무성호’는 본격적으로 닻을 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