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특검 추천 참여’ 포기 못하는 이유 “권력 눈치 안 볼 특검 뽑자는 것”

2014.10.01 22:14 입력 2014.10.01 23:12 수정

매번 물러선 야당도 못 믿어… 악화되는 여론엔 안타까움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여야의 3차 합의안에 다시 반발한 것은 특별검사 선정 과정에서 가족 뜻을 반영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최소한의 유가족 참여를 보장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고 이창현군 아버지 이남석씨는 “세월호 참사 이전까지 수많은 특검을 해왔지만 속시원히 풀어진 게 없지 않나”라면서 “그런 경험에 비춰볼 때 청와대·국정원·국회 같은 권력기관 눈치를 안 보고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주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족대책위는 그간 주장한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하는 방안’에서 한발짝 물러서 야당의 ‘특검 후보 추천 때 유족도 논의 참가’ 방안을 받아들였으나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유족 참여를 배제한 채 여야가 특검 후보 4인을 추천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야당은 “가족 입장은 야당이 대변한다”며 가족들을 설득 중이다. 이남석씨는 “야당이 후보를 올려도 추천위가 2명을 거르고, 결국 선택은 대통령이 한다. 후보 선정에 가족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복잡한 과정을 거치다 결국 여권이 원하는 대로 흘러갈 게 뻔하다”고 했다.

야당에 대한 불신도 높다. 이씨는 “세월호 유가족을 배려한다는 야당은 3번의 협상에서 번번이 가족 뜻을 거스르는 결정을 내렸다”며 “결국 자기 밥그릇 챙기는 게 정치 아닌가 느끼게 된다”고 했다.

참사 가족들은 3차 합의안 거부에 따른 부정적 여론을 의식하고 있다. 김응대씨는 “ ‘세월호 유가족 때문에 나라 경제가 파탄난다’ ‘종북세력이 광화문광장을 점거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 이번 여야 결정에 반대하는 것도 ‘유족이 너무하다’는 반응이 나오지 않겠냐”며 걱정했다. 그는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쫓기는 입장이 됐다.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는데, 모든 것이 정치적으로 해석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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