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던지고 미국가는 박 대통령…정부 ‘속도전’ 여권 ‘여론전’

2015.10.11 23:06 입력 2015.10.12 11:47 수정

방미 전날 국정교과서 공식화…또 여론 ‘후폭풍 피하기’

새누리 “노무현이 역사 쿠데타”…친노·반노 대립 몰아

정부·여당이 속도전으로 중·고교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공식화했다.

교육부가 12일 결국 국정화 전환을 공식 발표키로 했다. 확산되는 국정화 반대 여론에 속전속결식 밀어붙이기를 택한 것이다. 새누리당도 11일 당정협의에서 국정화 전환을 공식 요구하는 등 여론몰이의 총대를 메는 모습이다.

■‘강행 속도전’에 돌입하는 정부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방안’을 공식 발표한다. 황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을 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가 11일 당정협의에서도 “아직 의견 수렴 중”이라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당정협의를 핑계로 국정화를 강행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과 촛불집회가 이어지는 등 반대 여론이 커지고, 조직화 흐름까지 보이자 아예 속도전식 강행에 나선 것이다.

교육부의 국정화 전환 속도전은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방문차 13일부터 국내를 비우는 사이 이뤄진다. 야당과 역사학계, 교육계 등에서 민주주의 역행 등을 이유로 반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후폭풍’을 피하면서 뒷정리는 정부·여당에 맡겨놓은 격이다. 일각에선 민감한 정치·사회 현안을 던져놓고 모른 척하는 기존 방식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색깔론으로 여론전 나서는 여당

새누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김정훈 정책위의장과 황 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협의를 갖고 ‘국정화 여론몰이’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새누리당은 “국민통합을 위한 균형 잡힌 바른 교과서를 만들 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김용남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날도 검정교과서들에 ‘좌편향’ ‘종북’ 색깔 딱지를 붙이는 데 주력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좌편향 역사교과서는 민중사관을 아이들에게 교묘하게 주입하고 있다”며 “반한·반미·친북 성향 기술로 대한민국 정통성·정체성을 훼손하고 국민주권에 근거한 헌법 대신 민중주권에 근거한 김일성 주체사상을 가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 역사교과서개선특위 위원인 조전혁 전 의원은 “야당이 ‘군사 쿠데타의 딸이 역사 쿠데타 한다’고 폄하했는데 역사 쿠데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했다”며 “(노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현대사는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실패한 역사’라고 폄하했다. 그런 사관이 검인정 교과서에 오롯이 녹아 있다”고 주장했다.

여권은 국정교과서 대신 ‘통합교과서’란 명칭을 사용하고, 국정화 논쟁을 ‘정상화 논쟁”(김영우 수석대변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정협의에서 확인됐듯, 국정화 여론몰이 전략 핵심은 여권이 불리할 때면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해온 ‘종북 프레임’과 ‘친노·반노 편 가르기’ 전략이다.

‘국가존립’과 ‘미래세대’를 말하면서 학부모들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공포 마케팅’도 빠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여권의 국정화 여론몰이가 전형적인 편 가르기로 대한민국을 두 쪽으로 나누는 반(反)통합적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정화 강행이 2012년 대선 과정에서의 노 전 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 2013년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에 이어 이념지형을 유리하게 만들려는 박 대통령의 3차 ‘이념전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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