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정의당···‘진보정당 아니어도 된다’는 류호정·장혜영 징계 요구 논란

2023.10.25 15:32 입력 2023.10.25 17:15 수정

류호정 “제3지대 신당 창당 그룹과 대화하자”

장혜영, 내부 징계 요구에 “징계 절차 밟아라”

당 대변인 “류·장 의원 징계 검토·논의 안 해”

정의당이 25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이 25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정의당이 이번엔 ‘분당 시사’ 발언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김창인 전 청년정의당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이정미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분당 수순”이라고 말한 것을 계기로 갈등이 폭발했다. 내부 회의에서 류호정·장혜영 의원을 겨냥한 징계 요구까지 나왔고, 장 의원은 “나를 징계하라”며 반발했다.

장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어제 열린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참패한 강서구 보궐선거 평가를 논의하는 과정에 정의당의 재창당에 대한 저와 류 의원의 언행이 해당 행위이므로 징계하고 출당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고, 그 자리에 있던 지도부의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정의당에 대한 저의 어떤 언행이 해당 행위인지 밝히고 지체없이 저를 당기위원회에 제소하고 징계절차를 밟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전날 비공개로 열린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 및 녹색당과 선거연합 전략에 대해 의논했다. 이 자리에서 외부 여론조사업체 관계자가 “현역 의원이라도 해당 행위자는 출당 등 징계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일부 시도당위원장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분당’ 얘기가 나온 데 대한 당원들의 불안감이 크니 지도부가 조치해야 하지 않냐”고 말을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시도당 위원장들은 김 전 청년정의당 대표와 류 의원의 언론 인터뷰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9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정미 대표가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정의당이 분당 수순으로 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류 의원은 지난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정의당이) 꼭 진보정당이라고 불리지 않아도 된다”며 “당 대회에서 총선 방침이 변하지 않는 경우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탈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당내 갈등은 이정미 지도부와 류·장 의원이 주도하는 정치유니온 ‘세 번째 권력’의 노선투쟁이 근본 원인이다. 이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녹색당과 선거연합을 도모하고 있지만, ‘세 번째 권력’은 진보정당 정체성을 고집하지 말고 제3지대 신당을 만들자고 주장한다. 류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녹색당과 통합을 추진하는 당 지도부 방침을 공개 비판하면서 “금태섭이든 양향자든 양당 정치를 깨겠다는 제3지대 신당 창당 그룹 모두와 대화하자”고 말했다.

김희서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당 차원에서 류 의원, 장 의원에 대한 징계가 검토되거나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의당이 ‘심리적 분당 상태’까지 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두 의원에게 저주를 퍼붓고 출당시켜야 당이 산다는 노골적인 주장이 제기됐는데 그 상황에 아무도 부적절함을 지적하지 않았다. 모두가 침묵 속에 이를 용인했다”며 “이런 비겁한 내부 공격과 침묵의 연대가 그대로 남아있는 한 정의당은 결코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좋은 정당이 될 수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반면 당 관계자는 “시도당위원장이 ‘분당’ 발언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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