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대사에 '자주파 외교관' 출신 삼성 임원 파격 기용

2018.04.29 18:48 입력 2018.04.29 19:42 수정

외교부는 29일 삼성전자 글로벌협력실 김도현 상무를 주 베트남 대사로 임명했다. 연합뉴스

외교부는 29일 삼성전자 글로벌협력실 김도현 상무를 주 베트남 대사로 임명했다. 연합뉴스

노무현 정부 시절 이른바 ‘자주파와 동맹파 갈등’의 핵심 인물이었던 김도현(52) 현 삼성전자 상무가 주 베트남 대사로 전격 임명됐다. 정부는 29일 외교부 춘계 공관장 인사를 통해 김 신임대사를 포함해 대사 23명, 총영사 8명 등 모두 31명의 공관장 인사를 발표했다.

김 신임 대사는 1993년 외무고시 27회로 외무부에 입부해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 파견을 거쳐 이라크, 러시아, 우크라이나, 크로아티아 등에서 근무했다. 2012년 기획재정부 남북경제과장을 거친 뒤 2013년 9월 삼성전자 글로벌협력그룹장으로 영입됐으며 지난해 11월부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스마트폰기기) 구주·CIS 수출그룹 담당 임원으로 일했다.

김 대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 대표적인 ‘자주파 외교관’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초기 외교부 북미국의 과장급 인사가 사석에서 대통령과 청와대의 대미 외교정책을 모욕적으로 표현하며 비판한 것을 청와대에 투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일로 윤영관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 사임했으며 정부 외교라인의 ‘자주파와 동맹파 갈등’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같은 전력 때문에 그를 주 베트남 대사로 전격 기용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주 베트남 대사는 그동안 외교부 차관보급 이상의 외교관을 기용하는 것이 상례였다. 김 신임 대사는 전임인 이혁 현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보다 외시 기수로 14기나 아래여서 이번 기용은 ‘파격 중에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한 삼성이 베트남에 대규모 휴대전화 생산기지를 두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해당 분야 임원을 베트남에 대사로 임명하는 것은 ‘이해 상충’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김 신임 대사 발탁 배경에 대해 “외부의 추천이 있었다”면서도 “경력이나 언어, 지역 전문성을 포괄적으로 고려했고 연공서열은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해 상충 관련 우려에는 “오해 소지는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공직자의 책임감이라든가 외교부 시스템으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인사에서 백지아 외교안보연구소장이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다자통상외교 최전선인 제네바대표부 대사로 임명됐다. 백 신임 대사는 외시 18회(1985년)로 뉴욕, 유엔, 태국 등을 거쳐 본부 국제기구 국장 등을 지냈다. 주 이란대사에는 유정현 전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국장, 주 브라질 대사에 김찬우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주 사우디아라비아 대사에 조병욱 전 주미공사, 주 그리스 대사에 임수석 전 외교부 유럽국장, 주 노르웨이 대사에 남영숙 세계스마트시티기구 사무총장, 주 몽골 대사에 정재남 주 우한 총영사가 임명됐다. 또 주 알제리 대사에 이은용 전 외교부 문화외교국장, 주 카타르 대사에 김창모 행정안전부 국제행정협력관, 주 쿠웨이트 대사에 홍영기 전 외교부 국제경제국장, 주 싱가포르 대사에 안영집 주 그리스 대사, 주 튀니지 대사에 조구래 전 외교부 북미국장이 각각 임명됐다.

총영사로는 광저우에 홍성욱 전 한-아세안센터 기획총무국장, 두바이에 전영욱 주 코스타리카 대사, 우한에 김영근 전 국회사무총장 비서실장, 이스탄불에 홍기원 인천광역시 국제관계대사가 각각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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