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남들 다 하는 위성 발사 안된다는 논리 날강도적”

2023.06.01 06:33 입력 2023.06.01 17:03 수정

군사정찰위성 발사 규탄 미국 비난

미국·한국에 “대화할 내용도 없다”

“정찰위성 머지않아 궤도 진입”

전날 실패한 발사 사진 2장 공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일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자위권에 속한다”며 추가 발사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그 누구도 위성 발사에 대한 우리의 주권적 권리를 부정할 수 없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남들이 다 하는 위성 발사를 놓고 그 목적 여하에 관계없이 탄도로케트 기술 이용을 금지한 유엔안보이사회 ‘결의’에 걸어 우리만이 해서는 안된다는 그러한 억지 논리는 우리 국가의 우주 이용 권리를 심히 침해하고 부당하게 억압하는 분명코 날강도적이고 잘못된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북한이 전날 실패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 탑재 로켓 ‘천리마-1형’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한 미국 백악관을 비난한 것이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이 위성 발사를 가장해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험한다고 본다. 위성 발사 로켓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김 부부장 담화는 미국이 ‘이중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발사를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지금 이 시각도 조선반도(한반도) 상공에 숱한 정찰위성들과 고고도 무인정찰기 등 형형색색의 정찰자산들을 꽉 채워놓고 눈이 빠지도록 우리의 일거일동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는 미국이 우리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걸고드는 것이야말로 적반하장격이며 어불성설”이라고 맹비난했다.

군사정찰위성 1호기 추가 발사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 부부장은 “확언하건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군사정찰위성은 머지않아 우주궤도에 정확히 진입하여 임무 수행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전날 “여러 가지 부분 시험들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우리의 군사정찰위성 문제에 그리도 불안 초조해하는 미국과 그 주구들의 심리를 읽으며 적들이 우리가 정찰위성을 포함한 우수한 정찰정보 수단을 보유하게 되는 것을 제일 두려워한다는 것을 재삼 확인하였다”며 “따라서 정찰수단 개발에 더 큰 힘을 쏟아부어야 하겠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한국과 대화하지 않겠다며 ‘강 대 강’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정권 종말’, ‘제도 전복’을 입버릇처럼 떠들어대는 미국과 그 앞잡이들과는 대화할 내용도 없고 대화의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며 “더욱 공세적인 자세에서 우리식대로의 대응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 담화는 김 위원장 메시지로 해석된다. 발사 전날 군부 서열 1위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입장을 낸 데 이어 발사 다음날 김 부부장까지 나선 것은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공이 김 위원장의 최우선 중대 과업임을 상징한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부부장 담화에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시일 내 2차 발사 등 도발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며 “북한의 왜곡된 주장들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김 부부장 담화와 함께 군사정찰위성 탑재 로켓 발사 사진 2장을 공개했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 서둘러 마련된 새 발사장 추정 장소에서 로켓이 화염을 뿜으며 공중으로 치솟는 모습이 담겼다.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해 신뢰성을 담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상적인 위성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위성 발사였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김 부부장 담화와 발사 사진, 전날 발표된 발사 실패 인정 보도는 이날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북한 당국이 군사정찰위성 첫 발사 실패 상황을 내부에 알리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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