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선대위 해단식서 “제가 부족”

2012.12.20 22:15 입력 2012.12.20 22:29 수정

“개인적 꿈은 접지만 진보진영에 늘 힘 보태겠다”

20일 오전 8시30분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 당사에는 적막함만 흘렀다. 당사 내부를 채우고 있던 대선 홍보 벽보는 대부분 사라졌다. 유세 현장마다 등장했던 ‘투표 참여’ 독려를 위한 노란색 바람개비 수십개가 당사 건물 한쪽에 수북이 쌓여 있었다. 건물 외벽에 걸린 문재인 전 대선 후보의 대형 걸개만이 이곳이 선거 캠프였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당직자들은 오전 늦게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일부는 새벽 통음의 흔적이 얼굴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전날 선거 패배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마지막 짐을 정리했다. 일부 당직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굳은 표정으로 패인을 분석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키로 했던 우상호 공보단장도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담쟁이 캠프’ 해단식에서 한 자원봉사자를 안고 위로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담쟁이 캠프’ 해단식에서 한 자원봉사자를 안고 위로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오후 3시 당사 1층 회의실에서는 문 전 후보 선대위 해단식이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문 전 후보는 애써 밝은 얼굴로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자리를 가득 메운 선대위 관계자 100여명의 표정은 침통했다.

문 전 후보는 인사말에서 “선거 막판에 분위기가 놀랄 정도로 좋아졌고, 여론조사상으로도 좋은 결과가 나타나 기대를 많이 했다. 그만큼 아쉬움이 더 큰 것 같다”며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지 선대위의 부족함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전 후보는 “개인적인 꿈은 접지만 민주통합당, 시민사회, 국민연대 이쪽 진영 전체가 역량을 키워나가는 노력을 하면 저도 늘 힘을 보태겠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김부겸 공동선대본부장은 “죄송하다.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며 북받치는 감정을 억눌렀다.

해단식이 끝나자 일부 당직자들은 아쉬움을 견디지 못한 채 목놓아 울기도 했다. 문 전 후보는 끝까지 웃는 표정을 유지한 채 선대위 관계자들과 포옹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출입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미안하다”고 했다. 진성준 대변인은 마지막 브리핑에서 “지난 3개월은 불꽃같은 세월이었다. 정권교체를 위해 몸부림쳤지만 끝내 국민의 뜻을 받드는 데 실패했다”며 착잡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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