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의 정치’ 재·보선 공약 민생에 초점…경쟁적으로 경제정당 목청

2015.04.01 22:24 입력 2015.04.01 22:33 수정

불안한 경제 상황 반영에 총·대선 ‘핵심 화두’ 선점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한목소리로 ‘밥의 정치’를 외치고 있다. 여야가 총선급 공약을 내놓으며 경쟁적으로 경제정당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명분은 민생을 챙기는 실력으로 선택받겠다는 것이다. 불안한 경제 상황은 ‘밥의 전쟁’의 기본 배경이고, 다가올 총선·대선에서 경제와 복지가 핵심 화두가 될 것이란 정치적 판단도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달 31일, 정의당은 그 전날 재·보선 공약을 내놨다. 하나같이 정치보다는 민생에 초점을 맞췄다.

새누리당은 슬로건으로 ‘새줌마, 우리 동네를 부탁해’를 내놨다. 새줌마는 ‘새누리당 아줌마’의 준말이다.

새누리당은 재·보선 지역별 맞춤 공약을 제시했다. 서울 관악을에서는 청년창업밸리 조성, 인천 서·강화을에서는 연도교 건설, 경기 성남 중원에서는 지하철 유치, 광주 서을에서는 국가청년일자리창출센터 설립 등이다. 여당 프리미엄을 활용한 지역별 개발공약들이다.

새정치연합은 ‘국민의 지갑을 지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공약집을 내놨다. 소득주도 성장, 조세정의 실현, 일자리형 복지라는 3대 기조 아래 10대 공약을 제시했다. 공약에는 최저임금 8000원으로 인상, 재정 투입으로 일자리 매년 10만개 창출, 법인세 인상으로 연간 10조원 확보 등이 포함됐다. 문재인 대표가 강조한 ‘경제로 이기는 정당’을 위해 총선급 공약이 망라됐다.

정의당도 ‘밥 먹여 주는 정치 여기 있습니다’라며 5대 과제, 10대 정책을 제시했다. 최저임금 1만원, 대기업 청년의무고용제, 전·월세 상한제, 카드수수료 즉각 인하, 사회복지세 도입 등이 핵심 내용이다.

경제정당 경쟁을 촉발한 것은 새정치연합이다. 문 대표는 2·8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후 줄곧 ‘유능한 경제정당’을 강조하고 있다. 문 대표는 1일 광주 서구 조영택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의도의 낡은 정치에서 벗어나 광주 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 그것이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야당 입장에서 경제 화두는 정부 실정을 비판할 도구이기도 하다. 국민의 지갑을 두툼하게 하겠다는 소득주도 성장론은 연말정산, 담뱃값 인상 등을 통한 서민증세 비판 담론의 성격이 분명하다.

새누리당은 우선 야당의 바람 차단이 급하다. 이군현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최근 새정치연합이 걸맞지 않게 경제정당을 그럴싸하게 외치더니 점점 말뿐인 이미지 구호임이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밥의 전쟁’은 다음 총선·대선을 염두에 둔 성격도 있어 보인다. 의제와 전략 그룹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여야의 경제정당 경쟁은 분배와 성장 한 곳으로 치우치지 않은 경제가 오는 총선·대선에서도 화두가 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결국 누구의 경제정당론이 설득력을 얻느냐가 관건이다. 현 정권의 경제 성적표가 엉망이라면 “경제는 여당”이란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고, 새정치연합의 유능한 경제정당론은 구체적인 정책 뒷받침으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털어내야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