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전 배경엔 ‘김정일 건강’

2010.10.10 22:24

공식 직함 후 주석단까지 김정일 6년, 정은 13일

북 경제사정도 고려된 듯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 과정에서 보이는 특징은 속전속결이다. 김 위원장이 1974년 첫 당직(중앙위원)을 맡고 80년 공식 후계자로 등장할 때까지 6년이 걸렸지만, 김정은은 ‘인민군 대장’ 직함을 부여받은 지 13일 만에 후계자로서 당직 선임과 주석단 등장까지 매듭지었다. 그 사이 김 위원장의 군부대 참관과 공연 관람 등을 수행하는 공식활동 내용도 공개됐다. 이렇게 ‘속성’으로 권력승계 코스를 밟는 배경에는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속도전 배경엔 ‘김정일 건강’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부 낙점받은 것은 지난해 1월로 알려져 있다. 베일 속에서 ‘청년대장’으로만 불리던 그는 지난달 28일 당대표자회에 맞춰 후계 공식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당대표자회 전날인 27일 ‘국방위원장 명령’으로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직함을 처음 내리고 실명까지 공개했다. 당대표자회에서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신설해 임명했다. 30일엔 당대표자회 직후 금수산기념궁전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을 노동신문 1면에 싣고, 조선중앙TV는 영상까지 공개했다.

후계 공식화 후에도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공식활동에 동행하는 장면이 속속 공개됐다. 군부대 협동훈련(5일), 은하수 ‘10월 음악회’ 관람(7일), 새 국립연극극장 현지지도와 집단체조 ‘아리랑’ 관람(9일) 등이 그것이다.

세습 공식화의 대미는 10일 노동당 창건 65주년 날이다. 김정은은 이날 0시에 김 위원장과 함께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고 ‘3대 세습’을 신고했다. 그가 주석단에 올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당 창건 기념 열병식을 참관한 장면은 국내외에 생중계됐다.

이러한 속성 코스는 김 위원장의 권력승계와는 여러모로 대비된다. 김 위원장은 74년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올라 후계자로 내정됐다. 하지만 80년 6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비서국 비서, 중앙군사위 위원에 오르기까지 ‘당중앙’이란 별칭으로만 불렸고, 그 후에도 공개활동은 시차를 두고 외부에 공개됐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 후계 공식화가 빠른 것은 김정일이 권력승계에 나섰을 때에 비해 지금은 북한의 경제사정이 나쁘고,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 좋지 못한 점이 고려된 것 같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