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권력 2인자’ 못박기… 당·정·군 장악 ‘착착’

2010.10.10 22:26

모든 정책 관여 공식 선포… 주민 결속 의도

현존 권력 김정일과의 ‘간극 메우기’ 과제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이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 열병식에서 주석단에 등장한 것은 북한의 ‘3대 세습’ 후계자임을 대내외에 공식 선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군 대장 칭호 부여(9월27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임명(9월28일)에 이은 후계 공식화의 완결판이라는 평가다. 김정은의 후계 구축을 위한 외형적 수순은 마무리됐지만, 실질적 권력 승계를 위해선 당·정·군 장악과 주민 동의 등 과제가 남아 있다는 전망이다.

대내외 ‘권력 2인자’ 못박기… 당·정·군 장악 ‘착착’

열병식 주석단에 오른 김정은의 모습은 생중계를 통해 대내외에 전달됐다.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평양방송 등 북한 매체가 대규모 열병식을 사상 처음으로 생방송으로 실황 중계했다. 미국의 CNN과 AP, 영국 BBC 등 서방 언론에도 공개했다. ‘후계자 김정은’의 지위를 만천하에 과시한 것으로 간주된다.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인 김정은이 ‘군 최고사령관’인 김 위원장과 나란히 열병 신고를 받아 군부 2인자의 위상을 분명히 했다. 평양 김일성광장을 메운 당·정·군의 충성심, 주민들의 결속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또 외국 사절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정은을 주석단에 세워 명실상부한 후계자임을 대외에 부각시키고 외교무대에도 등장시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이 후계자로서 모든 정책에 관여할 수 있음을 대내외에 알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은 올해 65주년 당 창건 행사를 ‘후계자 김정은’의 부각과 후계 체제의 정당화에 집중했다. 김정일·김정은 부자는 지난 9일 당 창건 65주년 중앙보고대회에 참가해 “수령님(김일성)과 장군님(김정일)의 불멸의 당 건설 영도업적을 대를 이어 빛내어 나가야 한다”는 ‘충성 보고’를 받았고,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에서 후계 세습을 ‘신고’했다. 앞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8일 APTV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을 공식 인정하기도 했다.

김정은의 대외 행보는 후계자로서 ‘손색’이 없지만, 향후 후계자로서 안착화 여부가 관건이라는 관측이다. 후계자 지위는 최근 일련의 과정을 통해 공식화됐지만, 전면적인 권력 승계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김정은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맡았지만 권력 서열이 아주 높다고 볼 수 없고, 후계자 지위로는 사실 어중간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존 권력’인 김 위원장과 ‘미래 권력’인 김정은 사이에 간극이 크고 이를 메워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는 것이다.

김정은이 김 위원장에 이은 실질적 권력 2인자의 반열에 올라가기 위한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당, 정, 군의 장악이다. 이를 위해 김 위원장은 김정은이 후계자로서의 경험을 쌓도록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시한은 북한이 ‘강성대국 원년’으로 예고한 2012년이 될 공산이 크다. 양무진 교수는 “김정은이 2011년 국방위 제1부위원장, 2012년 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맡아 권력 승계를 완성하는 수순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주민들 속에 김정은의 위상과 존재를 뿌리내리기 위한 조치도 예상된다. 이와 관련, 김정은의 공개활동 보폭이 넓어지고 ‘김정은 우상화’를 위한 대민 선전 작업도 활발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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