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측의 “상처내기 그만” 이례적 반박

2012.06.20 21:59 입력 2012.06.21 15:25 수정

존재감 과시·정치적 실체 인정 요구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이 19일 “민주통합당 최근 발언은 안 원장 상처내기”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낸 의도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의 설왕설래에 대응하지 않던 안 원장 측의 이례적인 반박인 데다 무게 있는 메시지를 담았기 때문이다.

우선은 ‘안철수 흔들기’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9 전당대회 이후 민주당 내에서 안 원장의 대선 출마와 경선 참여를 압박하는 발언이 잇따르자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안 원장은 지난달 30일 부산대 강연 이후 또다시 잠행에 들어가면서 “정치를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만 밝혀왔다. 당사자는 고민 중인데 민주당에선 ‘계속할 거냐 말 거냐’ ‘들어올 거냐 말 거냐’ 식으로 압박만 하는 데 반발한 것이기도 하다.

[왜…]안철수 측의 “상처내기 그만” 이례적 반박

안 원장 측이 ‘존중’과 ‘신뢰’를 강조한 점도 주목된다. 안 원장은 잠재적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다. 새누리당 후보와 맞서기 위해선 야권 후보 간 선의의 경쟁이 필요하지 서로 상처내기만 일삼아선 상황은 더욱 꼬일 뿐이라는 인식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20일 “서로 상대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민주당과 안 교수를 지지하는 분들은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관계”라고 화답했다.

안 원장이 유력 대선후보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자신을 정치적 실체로 인정해달라는 요구도 엿보인다. 특히 안 원장 측은 이 메시지를 통해 민주당 경선 흥행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최근 민주당에서 제기되고 있는 ‘원샷 경선’(안 원장과 민주당 주자가 한번에 경선을 치름)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준비기획단은 다음달 25일까지 경선룰을 마련하기로 했다. 안 원장으로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를 지켜보면서 시간을 끌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다만 안 원장 측은 이날 ‘안 원장 측근’의 말을 인용해 안 원장이 2학기 ‘논문 지도’ 과목을 신청했고, 이에 따라 출마시기가 훨씬 늦어질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안 원장 측 인사에는 그런 사람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 원장 본인의 의도와 무관한 말이 나도는 것에는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안 원장 측은 철수산악회, CS코리아 등 ‘안 원장 지지 외곽그룹’을 표방한 단체에 대해서도 조만간 입장정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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