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국정원에 “개혁은 아픔 수반”

2017.06.01 22:22 입력 2017.06.01 23:19 수정

서훈 “규정위반 땐 무관용”

남북관계 개선 역할 주문도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서훈 신임 국정원장에게 임명장을 준 뒤 몸을 굽혀 악수하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서훈 신임 국정원장에게 임명장을 준 뒤 몸을 굽혀 악수하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1일 취임하며 강도 높은 국정원 개혁을 시작했다.

서 원장은 문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은 뒤 이날부로 국정원의 국내정보담당관 제도를 전면 폐지한다고 밝혔다. ‘IO(Intelligence Officer)’로 불리는 국내정보담당관은 국내 정보 수집을 구실로 정부 부처는 물론 기업, 시민단체, 언론 등 기관을 상시 출입하며 국내정치 개입, 민간인 사찰 논란을 야기했다. 문 대통령은 서 원장에게 “우선적으로 국내정치 정도만큼은 철저하게 금지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서 원장은 서울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직원들이 본래 업무에서 벗어날 경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천명했다. 서 원장은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며 “이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도태될 것이고, 규정과 질서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응분의 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또 “앞으로 국정원에서 지연, 학연은 사라지고 직원들은 철저하게 능력과 헌신만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모든 인사카드에서 출신지를 지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지연과 학연에 따라 전면 물갈이돼온 국정원 내부의 인사 관행에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서 원장이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국정원의 국내 정보 수집 업무를 전면 폐지해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하고 대공수사권을 신설될 국가경찰 산하 안보수사국에 맡길지도 지켜볼 일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임명장 수여식에서 서 원장에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국정원의 역할을 당부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기 때문에 말하기 이르다”면서도 “북한 핵 폐기와 함께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대전환”을 위해 “국정원이 해야 할 역할이 아주 많다”고 강조했다. 서 원장은 “그런 부분도 유념해서 목표를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서 원장은 참여정부에서 국정원 3차장을 지내며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 관여했다. 지난달 29일 인사청문회에선 과거 교류했던 북한 인사들에 대해 “아직 책임있는 위치에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모종의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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