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MBC인사에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이육사 시 인용

2017.12.11 14:11 입력 2017.12.11 16:40 수정

한국당, MBC인사에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이육사 시 인용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 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50)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이육사 시인의 시 ‘절정(絶頂)’을 읊었다. 이 시는 겨울 같은 일제 강점기 시절 굴하지 않는 시인의 독립 정신을 담고 있다. 장 수석대변인은 해당 시를 최승호 MBC 신임 사장의 첫 인사를 비판하기 위해 인용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최승호 신임 MBC 사장의 공포 보도개입을 규탄한다’는 논평에서 “최 사장 행보가 가히 점령군답다. 취임 하루만에 보도국을 모조리 숙청했다”며 “블랙리스트가 작동하고 있나 보다”라고 주장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노조와 방문진, 그리고 최승호 신임 사장 간 숙청 블랙리스트에 대한 모종의 합의로 사장에 선임된 것처럼 보인다”며 “그야말로 ‘피의 금요일’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숙청에, 보도국 기자들은 벌벌 떨고 있다”며 “지금까지 열심히 일했던 직원들은 아이스링크 근무가 아니라 화장실 근무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고 밝혔다.

장 수석대변인은 “이런 식의 무자비한 피의 숙청은 결국 ‘공포 보도개입’이다. 권력을 이용해 또 다시 보도국 기자들을 입맛에 맞게 줄 세우고 암묵적인 보도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결국 거대하고 끔찍한 신종 언론적폐 탄생의 적나라한 예고편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공영방송 MBC는 언론 적폐청산이라는 미명아래 인민재판식 탄압과 숙청 속에 혹독한 겨울을 맞게 되었다”면서 “이육사 시인의 ‘절정’이 떠오른다”며 시를 읊었다.

장 수석대변인은 “강철같은 겨울을 이겨내고 영광의 봄이 오기까지, 부디 뜻있는 MBC 언론인 여러분들께서 중지(衆智)를 모아 잘 이겨내 주시기 바란다”며 “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당은 노조와 야합한 최승호 신임 MBC 사장의 폭거에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최승호 신임 MBC 사장은 지난 8일 첫 보도국 인사를 단행하고 비제작부서인 인천총국에 있던 한정우 기자를 보도국장, 통일방송연구소 소속이었던 도인태 기자를 보도국 부국장에 임명했다. 한 신임 국장은 2012년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인사 불이익을 받은 인물이다. 또 비제작부서인 신사업개발센터 소속 박준우 기자가 정치부장, 뉴미디어뉴스편집부 이성주 기자(전 언론노조 MBC본부장)가 경제부장, 뉴미디어뉴스제작부 성장경 기자가 사회1부장, 주간뉴스부 이승용 기자가 사회2부장을 맡았다.

최 사장은 또한 파업 등으로 해직당한 이용마·박성제 기자 등 6명을 전원 복귀시켰다. 또한 <뉴스데스크>의 배현진·이상현 앵커를 교체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