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경고등 켜진 민주당···“2012년 총선 될라” 위기감 증폭

2024.02.14 06:00 입력 2024.02.14 15:19 수정

친명·비명 나뉘어 공천 다투는 동안

여당과 지지율 오차범위 내 좁혀져

당내에선 “예견된 일” 지도부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4·10 총선을 5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국민의힘과 오차범위 내로 좁혀지면서 당내 위기론이 확산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문제 등을 앞세워 정권 심판론만 강조한 선거 전략이 더는 통하지 않고 있다는 내부 진단도 나왔다. 이른바 친명(친이재명), 비명(비이재명) 공천 논란도 발목을 잡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2월1주차)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8%, 국민의힘 40.9%로 조사됐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1.1%포인트 차이로 앞섰던 지난해 3월2주차 조사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격차다. 격차가 1%포인트 안으로 들어온 것도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JTBC가 여론조사 기관 메타보이스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내일이 당장 총선이라면 어느 정당 후보를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찍을 거냐’는 질문에 민주당 35%, 국민의힘 34%로 1%포인트 차이 응답률을 보였다. 비례투표 지지율은 민주당 29%, 국민의힘 30%로 조사됐다. 제3지대 합당 이후 처음 실시된 전국 단위 조사다.(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3.1%포인트)

민주당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특히 계파 갈등으로 공천 잡음이 끊이지 않는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에선 이른바 ‘낙동강 벨트’ 탈환을 위한 전략 진용이 속속 갖춰지면서 위기론이 커지고 있다. 정권심판론에 매몰된 낙관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필요하면 대표도 선당후사를 결심하고 안방만 지키겠다는 중진들을 설득해서 험지에 배치하고 진검승부를 걸어야 한다. 당 분열과 지지율 하락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이어 “이탄희 의원을 설득해서 우리 당의 승리가 절실한 지역에 출마시켜야 한다”며 “이 의원은 이 대표의 당 대표 선거 공약인 ‘유능한 민주당’의 상징이다.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한 일대일 대결에서 유일하게 이긴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위성정당 창당 금지를 요구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전날에도 SNS에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거의 붙었다”며 “한동훈으로 간판을 바꾼 국민의힘의 추격이 거세고 개혁신당이 민주당 탈당파와 통합에 성공하면서 민주당 지지 성향의 중도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강서 보궐선거 승리와 강성 지지층의 근거 없는 낙관론에 취해 내부 혁신과 당내 통합을 뒷전으로 돌리고 친명과 비명으로 갈라져 공천 다툼에만 몰두한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저쪽은 중진들의 희생과 헌신을 압박하면서 낙동강 벨트, 한강 벨트에 이어 경기도 반도체 벨트까지 경쟁력 있는 인물을 배치하고 있는데 이쪽은 누가 찐명이냐, 대선 책임이 어디 있냐로 싸우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SNS에 “4월 총선은 민주당이 정권 심판에 대한 반사이익과 진보 세력과의 ‘야권 연대’만 철석같이 믿은 2012년 총선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심판론이 거세던 2012년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은 127석 확보에 그치며 152석을 얻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 참패했다. 최 소장은 “민주당은 (지난해) 10월 이후 ‘촛불 뽕’과 ‘강서구청장 뽕’, ‘자동응답 전화(ARS) 뽕’ 등 3대 뽕에 취해 있다”며 “민주당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무사안일함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소장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총선 전략을 비교·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한 위원장은 ‘가랑비에 옷 젖듯’ 하루에 1점씩 착실히 득점하고 있다. 특히 낙동강·한강·경기 반도체 벨트를 공략하는 전략은 민주당 입장에서 위협적”이라고 진단한 반면, 민주당에 대해선 “‘집안싸움’만 열심히 하는 중이다. 여전히 ‘수박 깨기’를 하겠다고 자랑하는 인간들이 주류를 자임하며 공천을 받으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내에선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나왔다. 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떻게 보면 예견된 결과”라면서 “대표가 통합과 혁신을 말하면서 실제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 뭐가 있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설 연휴에 SNS를 통해 말만 할 것이 아니라, 복귀를 하면서 메시지를 던지고 행동으로 보였어야 한다”며 “(당) 안에서만 싸우고 있고, 밖으로 나가는 메시지는 없으니 지지율이 답보 상태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한 서울 지역 의원은 통화에서 “당내 갈등이 수습이 되기는커녕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라면서 “주변에서도 ‘이러다가 큰일 난다’는 얘기가 들린다. 국민의힘은 내홍을 겪어도 금방 수습이 되는데 우리는 ‘김건희 명품백’ (대응) 외에 보여준 게 뭐가 있냐고들 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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