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

2018.11.20 21:58 입력 2018.11.20 22:32 수정

자동차·조선 등 제조업 지표 개선 거론하며

낙관적 통계만 인용 지적도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최근 자동차·조선 등의 생산·수주 증가를 평가하면서 “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처럼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통 주력산업의 상황이 다소 나아지고 있으니 힘내자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지만 현실과 거리가 있는 낙관적인 통계를 인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자동차는 수출 감소와 구조조정 등 어려움을 겪으며 생산이 전년 대비 감소하다가 8월부터 10월까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고, 조선 분야도 10월까지 수주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늘어 세계시장 점유율이 44%를 차지하는 등 세계 1위를 탈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중 간 무역분쟁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기업들이 투자 확대와 협력업체들과의 상생협력으로 일궈낸 반가운 소식”이라고 했다. 자동차·조선 분야에서 긍정적 지표가 나온 만큼 힘을 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자동차 업황이 ‘물 들어올 때’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이견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자동차 생산 통계를 보면 8월과 10월엔 전년 대비 각각 8.1%, 36% 증가한 반면, 9월은 전년 대비 18.2% 감소했다. 또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어닝쇼크)을 기록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제조업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데 일부 통계로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청와대 경제팀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8월부터 10월까지 자동차 생산이 증가했다’는 대통령 발언을 두고 “산업부에서 매달 발표하는 자동차 생산 동향을 기초로 한 일평균 생산량 통계에 따르면 (자동차 생산은) 7월까지 지속 감소하다가 8월 8.1%, 9월 1.1%, 10월 3.6% 증가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평균 생산량 통계 추출은 일반적 방식은 아니며, 우리는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해외 판매를 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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