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참사’ 아리셀 모회사인 에스코넥도 불법파견 의혹

2024.07.01 14:19 입력 2024.07.01 15:03 수정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시청에 마련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추모분향소 앞에서 유가족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효진 기자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시청에 마련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추모분향소 앞에서 유가족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효진 기자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사고가 난 1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의 모회사 에스코넥도 불법파견 혐의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아리셀·아리셀에 인력을 공급한 메이셀 간 관계와 한신다이아(메이셀 전신)·에스코넥 안산사업장 간 관계가 ‘데칼코마니’처럼 닮았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사고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인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일 정부서울청사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중수본 2차 회의에서 “노동부와 경찰은 지난달 26일 압수수색을 통해 책임소재 규명을 위한 증거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라며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의 파견법 위반 수사는 아리셀의 ‘위쪽’과 ‘아래쪽’ 모두를 향하고 있다. 아리셀의 위쪽은 아리셀 모회사인 에스코넥이다. 2020년 5월 설립된 아리셀은 에스코넥의 전지사업 부문을 넘겨받아 리튬 1차전지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박순관 에스코넥 대표이사가 아리셀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아리셀에 인력을 공급한 업체인 메이셀은 법인 등기상 직업소개업체 혹은 파견업체가 아닌 1차전지 제조업체로 등록돼 있고, 주소지는 아리셀 공장 2층이다. 양측이 불법파견을 피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메이셀을 사내하도급업체처럼 꾸몄다는 관측이 나온다.

메이셀 전신인 한신다이아 역시 법인 등기상 휴대폰 부품을 가공하는 에스코넥 안산사업장과 마찬가지로 휴대폰 부품 제조업체로 등록돼 있다. 주소지는 에스코넥 안산공장 2층이다. 한신다이아가 한달 반 전쯤 업체명을 메이셀로 바꾸기 전 아리셀뿐 아니라 에스코넥 안산사업장에도 인력을 공급했다면 이 역시 위장도급(불법파견)이라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신다이아가 지난해 10월 한 구인 사이트에 올린 공고를 보면 업무는 ‘휴대폰 부품 가공’, 근무지는 에스코넥 안산사업장이 있는 ‘반월공단’이라고 적혀 있다. 한신다이아가 에스코넥 안산사업장으로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올렸던 공고일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노동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아리셀의 아래쪽은 아리셀에 인력을 공급한 업체들이다. 일각에선 메이셀뿐 아니라 다른 업체도 아리셀에 보낼 인력을 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메이셀은 사고 당일인 지난달 24일 아리셀 공장에 “50명가량을 보냈다”고 했는데 단일 업체가 한꺼번에 50명을 모두 모으기는 힘들었을 거라는 이유에서다.

김유정 금속노조 법률원장은 “메이셀 전신으로 알려진 한신다이아가 에스코넥 안산공장에도 인력을 공급했는지, 한신다이아가 에스코넥과 형식적 도급계약을 체결했는지 등이 수사에서 확인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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