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만에 ‘지구돋이’ 찍으러…달로 출사 갑니다

2024.01.01 06:00

1968년 12월24일 달 궤도를 돌던 아폴로 8호 우주비행사 윌리엄 앤더슨이 촬영한 ‘지구돋이(Earthrise)’.

1968년 12월24일 달 궤도를 돌던 아폴로 8호 우주비행사 윌리엄 앤더슨이 촬영한 ‘지구돋이(Earthrise)’.

회색과 황토색이 감도는 달의 평원, 그리고 그 너머로 펼쳐진 새카만 우주에 지구가 두둥실 떠 있다. 지구는 파란 바다와 흰색 구름이 어우러져 보석 같은 아름다움을 뽐낸다. 이 사진의 이름은 ‘지구돋이(Earthrise)’다.

1968년 12월24일(미국시간) 아폴로 8호 우주비행사 윌리엄 앤더슨이 촬영했다. 아폴로 8호는 지구를 출발해 달 궤도를 도는 임무를 띠고 있었다. 이 덕택으로 우주비행사들은 동체 창밖으로 펼쳐진 장관을 보게 됐다.

이런 대단한 구경을 하는 사람이 56년 만에 다시 나온다. 아르테미스 2호에 탈 우주비행사들이다. 지난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4년 11월 중 예정된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 발사를 새해 주요 우주 이벤트로 꼽았다.

올해 11월 아르테미스 2호 발사
우주비행사 4명 탑승, 궤도 돌아
‘아폴로 계획’ 이후 첫 인류 접근

왜, 어떻게 가나

아르테미스 2호의 임무 기간은 약 10일이다. 지구에서 40만㎞ 떨어진 우주까지 날아간 뒤 달 궤도를 돌다가 유턴하듯 방향을 바꿔 지구로 귀환한다. 달은 지구에서 38만㎞ 떨어졌다. 달 궤도 비행 과정에서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은 ‘업데이트’된 지구돋이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달 코앞까지 사람이 접근하는 것은 1972년 아폴로 계획이 종료된 뒤 처음이다. 냉전 시기 달 착륙 경쟁이 미국의 승리로 끝난 뒤 달은 유인 탐사 대상에서 소외됐다.

그러다 최근 달이 광물자원의 보고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월면 기지 건설을 위한 인간 재착륙 프로젝트, 즉 아르테미스 계획이 2017년부터 미국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아르테미스 O호’식 명칭이 붙은 우주선들은 모두 21세기 달 개척 임무를 띠고 있다.

아르테미스 2호에는 우주비행사 4명이 탄다. 2022년 11월 사람 대신 마네킹을 태우고 발사됐던 아르테미스 1호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다만 기계적인 구성은 아르테미스 1·2호 모두 같다. 높이 98m짜리 대형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과 SLS 내부에 탑재된 우주비행사 거주 구역 ‘오리온 우주선’으로 구성됐다.

아르테미스 2호의 1단부 로켓과 동체 외부에 달린 보조추진장치들은 발사 수십분 만에 연료를 태우고 바다로 낙하할 예정이다. 반면 2단부 로켓인 ‘ICPS’는 발사 약 24시간 동안 오리온 우주선과 결합된 채 작동한다.

ICPS는 오리온 우주선을 매달고 지구 주변을 뱅글뱅글 돌며 속도를 높인다. 이때 충분한 속도를 내는 것이 관건이다. 안 그러면 달까지 못 간다. 올림픽 종목인 ‘해머 던지기’를 할 때 선수가 해머를 제자리에서 강하게 돌려야 좋은 투척 기록을 낼 수 있는 것과 같다.

열흘 임무 동안 지구 촬영 예정
아르테미스 3호의 달 착륙 앞서
ICPS와 오리온 ‘도킹’ 연습도

무엇을 하나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가 비행 중 수행해야 할 핵심 임무는 ICPS와 오리온 우주선 간 ‘도킹’이다. 도킹은 서로 떨어진 우주선 두 대를 접근시켜 결합하는 일이다.

도킹은 우주비행사들의 눈과 판단력을 이용한 수동 방식으로 진행된다. 달로 바로 가면 될 일인데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도킹을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2025년 인간을 달에 착륙시킬 아르테미스 3호를 위한 연습이다.

아르테미스 3호는 우주비행사 4명이 탄 오리온 우주선과 내부가 텅 빈 달 착륙선 ‘스타십 우주선’으로 구성된다.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개발한 스타십 우주선은 별도로 발사된 뒤 달 근처 우주에 대기하고 있다가 오리온 우주선과 만날 예정이다. 이때 두 우주선이 결합하는 도킹이 필요하다.

도킹 뒤 오리온 우주선에 탄 4명 가운데 2명이 스타십 우주선으로 넘어간다. 버스 두 대의 출입문을 바짝 붙여 승객이 지면을 밟지 않고 넘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비슷하다.

달 착륙 뒤 임무를 마친 우주비행사 2명은 스타십 우주선을 타고 달 궤도로 상승하고, 다시 오리온 우주선과 도킹한다. 이 과정이 모두 끝나면 지구 귀환이 시작된다. 도킹이 실패하면 아르테미스 3호 임무도 실패한다. 이 때문에 아르테미스 2호를 통해 문제가 일어날 여지가 없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다.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은 또 달 궤도를 돌면서 폐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오리온 우주선 내 생명유지장치로 제대로 제거되는지 살핀다. 태양 활동이 갑자기 활발해진 상황에 대비한 방사선 대피 훈련 등 비상 절차도 연습한다. NASA는 공식 설명자료를 통해 “SLS를 이루는 장비들이 앞으로 수개월 안에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내 조립동으로 이송될 것”이라며 “다양한 시험을 곧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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