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사람 남을 사람’ ML 새판짜기

2004.11.01 17:35

메이저리그 ‘새 판 짜기’가 벌써 시작됐다.

2004 월드시리즈가 끝나자마자 자유계약선수(FA)들이 대거 시장에 나오며 메이저리그는 2005년 시즌을 대비한 FA 영입기를 맞았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서 올해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모두 217명. 올해는 투타 거물급 스타들이 다수 포진해 이들의 향배에 따라 내년 시즌 판도가 갈릴 전망이다. FA 해당자들은 12일까지 원 소속팀과 우선 협상을 벌여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 이후 나머지 구단을 상대로 몸값을 흥정할 수 있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FA는 포스트시즌에서 주가를 한껏 올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강타자 카를로스 벨트란. 포스트시즌에서 8개 홈런을 몰아치며 2002년 배리 본즈의 기록과 타이를 이룬 벨트란은 특급 타자를 원하는 대다수 팀들로부터 ‘영입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연봉 9백만달러에 올 시즌 중반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휴스턴으로 이적한 벨트란은 일단 잔류 의사를 표하고 있으나 영입 경쟁이 가열돼 몸값이 올라가면 새 둥지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오른 LA 다저스의 ‘젊은 거포’ 애드리안 벨트레(연봉 5백만달러)의 거취도 주목 대상이다.

86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의 한을 푼 보스턴 레드삭스는 FA ‘불러오기’보다 ‘눌러 앉히기’가 다급한 실정이다.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 ‘끝내주는 사나이’ 데릭 로, 포수 제이슨 배리텍, 유격수 올랜도 카브레라 등 우승 핵심 전력이 대거 포함된 17명이 FA가 됐기 때문이다. 현재 재계약을 이룬 FA는 3루수 빌 뮐러뿐이다. 이런 상황 탓에 보스턴은 “FA들을 못 잡으면 내년 시즌부터 ‘FA의 저주’를 새로 맞게 될 것”이란 기분 나쁜 소리까지 듣고 있다.

마르티네스는 라이벌 뉴욕 양키스가 영입을 저울질하고 있어 보스턴 잔류가 불투명하다. 또 올초 보스턴이 3년 2천4백만달러를 제안했으나 단호하게 거절하고 1년 계약만 맺었던 로는 포스트시즌 맹활약으로 몸값이 폭등해 붙잡기 어려운 입장이다. 보스턴은 FA 투수중 대어급으로 꼽히는 플로리다 말린스의 에이스 칼 파바노가 보스턴행을 원하고 있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올해 사상 최대의 시련을 겪으며 ‘제국’의 체면을 구긴 양키스는 내년 시즌 ‘복수’를 위해 FA 영입에 ‘올인’할 태세다. 벨트란, 마르티네스, 파바노 등 대어들을 놓고 보스턴과의 정면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양키스는 FA뿐 아니라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팀 허드슨(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등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특급 투수들을 영입키 위한 물밑 작업에도 나서고 있다.

〈차준철기자 che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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