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나이들의 ‘여유만만’

2012.10.16 22:13 입력 2012.10.16 22:24 수정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SK 선수들은 ‘가을야구’에 관한 한 최고의 베테랑들이다. 16일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포스트시즌에만 무려 94경기에 출전한 SK 박진만은 “특별한 준비 없다. 그냥 하는 거다. 즐기면 된다”며 싱긋 웃었다. 박진만은 타석에서는 활약하지 못했지만 1-1 동점을 허용한 6회말 1사 1·3루에서 박준서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하며 더블 플레이로 연결해 흐름을 끊었다. 베테랑다운 여유있는 수비였다.

SK 4번타자 이호준은 각종 징크스를 일부러 챙겨가며 ‘가을’을 준비했다. 카레라이스를 먹으면 안타 2개씩 친 것을 떠올리며 카레라이스를 챙겨 먹었다. 계란 부침 2개를 먹은 날 홈런을 쳐서 그것도 챙겨 먹었다. 그 계란에는 비밀이 하나 더 있다. 경기 당일 아침에 계란을 깨면 부정을 타기 때문에 꼭 전날 밤에 계란을 깨서 풀어놔야 한단다. 이호준은 경기 전 “홈런 욕심 없다. 2루타만 치겠다”고 하더니 2회 선두타자로 나와 단기전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 1점홈런을 터뜨렸다.

이호준(왼쪽)·박정권

이호준(왼쪽)·박정권

박정권은 별명이 ‘미스터 옥토버(10월)’다. 2009년부터 매년 포스트시즌에서 MVP를 1개 이상씩 챙겼다. 가을이면 펄펄 난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타율이 0.379. 홈런 9개에 32타점을 쓸어담았다. 박정권은 경기 전 “긴장? 그게 뭔데요?”라고 되물었다. “볼이면 안 치고, 스트라이크면 치고 그런 거죠 뭐”라며 심드렁해했다.

그런데, 아내의 특별 코치가 있었단다. 박정권은 “초구를 치면 아내가 혼낸다”며 웃었다. 박정권은 1-1 동점이던 6회말 2사 3루에서 아내의 말대로 초구는 건드리지 않고 7구째를 툭 밀어쳐 결승타점을 올렸다.

‘가을이 익숙한 남자’들은 결국 평소대로 경기하더니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평소처럼 이겼다. 2-1의 승리였지만 손에 땀이 흥건하지는 않았다. 가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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