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 ‘무관중 축구’ 日 “제3국 어디서라도…”

2005.05.01 18:20

일본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북한-일본 경기(6월8일)를 ‘제3국, 무관중’ 개최로 결정한 데 대해 북한의 태도를 주시하면서도 내심 느긋한 분위기다. ‘평양개최 불원’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데다 북한이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FIFA의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북한이 FIFA의 결정을 따르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본선 진출이 가능해진다는 계산도 있다.

일본축구협회 가와부치 사부로 회장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변경 개최지의 제1후보지로 말레이시아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일본의 희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관중 수입을 챙기지 못하는 북한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북한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적극 협력하겠다”며 재정적인 원조도 가능하다는 뜻을 나타냈다. 북한이 이의신청 과정에서 제기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사전에 해소하겠다는 의도다.

일본은 또 시합 5일전인 6월3일 북한-이란, 일본-바레인전이 있는 만큼 중동에서 경기를 개최하는 것도 무방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다만 반일감정이 강한 중국 개최만은 강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일본팀은 외견상 무관중 경기에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내심 제3국 개최에 환영하고 있다. 지코 감독은 “제3국, 무관중 시합이 유리·불리할 것은 없다”면서도 “어떠한 장소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무관중 경기는 집중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다수는 “어웨이 경기가 한게임 없어져 부담이 줄었다”는 분위기다.

반면 재일교포로 일본프로축구에서 활약중인 북한축구대표팀의 안영학 선수(27·나고야)는 “지난 3월30일 이란전 도중 발생한 일은 폭동이 아니었다. 이번 일본전은 안전하게 치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FIFA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원정 응원전으로 특수를 기대했던 일본 관광업계는 FIFA의 무관중 개최 결정에 울상을 짓고 있다. 일본 관광업계는 북한-일본 경기에 대비해 최대 5,000명의 원정응원단 조직을 예상하는 등 관광특수를 겨냥해왔다.

〈도쿄|박용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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