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훈련장 ‘다함께 하하하’

2010.02.19 18:18 입력 2010.02.20 00:08 수정

성시백 선수 생일 계기 밝아진 분위기

20일 남자 1000m·여자 1500m 금사냥

쇼트트랙 링크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 14일 ‘충돌’ 이후 조금은 서먹했던 분위기도 완전히 사라졌다. 좀처럼 미소를 띠지 않던 이호석(24·고양시청)도 이제는 얼굴에 웃음을 띤 채 계주 훈련 동안 성시백(23·용인시청)을 힘차게 밀었다. 웃음과 함께 마음도 하나로 모였다.

쇼트트랙 대표 이호석(가운데)이 19일 밴쿠버 킬라니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 도중 밝게 웃고 있다. 밴쿠버 | 연합뉴스

쇼트트랙 대표 이호석(가운데)이 19일 밴쿠버 킬라니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 도중 밝게 웃고 있다. 밴쿠버 | 연합뉴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쇼트트랙 대표팀은 19일 훈련장인 킬라니 트레이닝센터에서 몸을 풀었다. 계주 중심의 훈련 프로그램이었다. 트랙을 힘차게 돌던 이호석은 열심히 성시백을 밀었고, 성시백도 힘차게 앞으로 나아갔다. 여자 선수들도 이들의 뒤를 따라 계주 훈련을 이어갔다.

훈련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이틀 전만 해도 어딘가 모르게 서먹했던 분위기는 씻은 듯 사라졌다. 미안함에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던 이호석도 이날만은 환하게 웃었다.

‘생일’이 분위기를 바꾼 덕분이었다. 현지시간 18일은 성시백의 23번째 생일. 성시백은 “훈련을 앞두고 동료 모두로부터 생일 축하를 받았다”며 “어머니도 와 계시지만 생일은 여기 있는 동료들과 선수촌에서 지낼 것”이라고 했다.

시끌벅적한 ‘생일 파티’는 없었지만 축하의 마음은 앙금을 걷어냈다. 성시백도, 이호석도 이제는 웃을 수 있었다. 모처럼 웃음기를 드러낸 이호석은 “몸도 좋고, 컨디션도 아주 좋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아직 특별히 할 말이 없기도 하지만 지금은 경기에 집중할 때”라면서도 이전의 무거운 분위기는 모두 사라졌다.

성시백도 장단을 맞췄다. “기분도, 몸 컨디션도 이제는 괜찮다”고 했다. 1000m 준비하며 1500m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나지 않겠느냐는 짓궂은 질문에도 “그런 일은 언제 어느 경기에서든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그날과 똑같은 일이 또 벌어질 수도 있겠지만, 상관하지 않고 마음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쇄신된 가운데 메달을 향한 쇼트트랙의 본격적인 도전이 21일부터 재개된다. 21일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골드 데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자 대표팀은 21일 오후 1시10분 1000m에서 대회 2번째 금메달 획득에 나선다. 남자 대표팀 김기훈 감독은 “우리 모두 운동 선수다. 흔들림 없이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500m 결선 진출에 실패했던 여자 대표 선수들도 남자 선수에 20분 앞서 1500m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500m에서는 초반 스피드 부족으로 메달획득에 실패했지만 레이스 운영기술이 요구되는 1500m에서는 명예회복을 노린다는 각오다.

이번 대회 최고의 ‘깜짝스타’로 떠오른 스피드 스케이팅의 모태범은 오전 9시15분 남자 1500m에 출전해 3번째 메달을 노린다. 목표대로 동메달을 따서 금·은·동 메달세트를 완성한다면, 모태범은 “무릎꿇고 울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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