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나가면 여럿 골치아파” 엔트리 발표 앞당겨

2010.06.01 18:13 입력 2010.06.02 02:27 수정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축구대표팀을 취재하고 있는 국내 기자들의 숙소인 카펠라 호텔에 31일 저녁(현지시간) 대한축구협회 직원들이 찾아왔다.

한국에선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간. 신문, 방송기자들이 친선축구를 한 뒤 뒤풀이로 함께 저녁식사를 하려던 참이었다.

축구협회 이원재 홍보부장은 “코치진 논의 끝에 최종엔트리 명단이 결정됐다. 내일까지 기다리면 명단이 새어나갈 것 같으니 최종엔트리 발표 기자회견을 오늘 저녁으로 당겨야 할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다. 원래 기자회견은 다음날 오전 9시(한국시각 오후 4시)로 정해져 있었다.

축구협회의 ‘기습 발표’ 제안은 언론사 간 불필요한 과열경쟁을 막기 위한 목적이었다. 탈락한 이근호(이와타), 신형민(포항), 구자철(제주)의 팀들은 모두 소속 선수가 돌아오길 원했다.

이날 밤 허정무 감독이 해당선수들에게 탈락사실을 통보하면 이들은 1일 아침 일찍 한국으로 떠나야 했다. 그런데 선수 가족부터 에이전트까지 이 사실을 모두 알게 될 것을 생각하면 예정된 발표시간까지 최종엔트리 보안을 유지하기란 불가능했다.

그렇게 되면 한국에서 먼저 탈락선수 명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정작 오스트리아 현지 취재진은 그 소식을 한국을 통해 알게 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도 벌어질 수 있었다. 벨라루스전 졸전에, 곽태휘의 부상 교체 등으로 어수선한 대표팀 분위기를 더욱 어지럽게 하는 악재가 아닐 수 없었다.

결국 최종엔트리 발표 기자회견은 12시간 당겨진 이날 저녁 오후 9시에 카펠라 호텔에서 열렸다. 한국시간 새벽 4시였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에 기자들은 하던 저녁식사를 멈추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짧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은 인터넷으로 속보를 전하기에 바빴고, 방송 기자들은 아침 뉴스시간에 맞춰 분주하게 새 리포트를 작성해야 했다.

탈락선수들에 대한 통보도 기자회견 뒤에야 이뤄졌다. 아쉽게 허정무호에서 내린 선수들은 1일 아침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숙소를 떠나 뮌헨을 거쳐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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