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메일

탈락 쓴잔 3명, 재도약의 발판 됐으면…

2010.06.01 18:26 입력 2010.06.02 02:23 수정

[알프스 메일]탈락 쓴잔 3명, 재도약의 발판 됐으면…

이근호(25·이와타)와 신형민(24·포항), 구자철(21·제주).

세 선수는 1일 허정무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남아공월드컵 최종명단 탈락 소식을 접했다. 오스트리아 현지 시간으론 31일 늦은 밤이었다. 전하는 허 감독도 난감했겠지만 듣는 선수들은 얼마나 상실감이 컸을까.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자책을 거듭하거나, 자신을 탈락시킨 코치진에게 야속함을 느끼며 밤을 지새웠을 것이다.

이들 3명은 다음날 아침 일찍 숙소를 떠나 뮌헨공항을 거쳐 귀국길에 올랐다. “26명 모두 남아공에 데리고 갈 것”이라던 허 감독의 말과는 다르게 됐다. 대표팀 관계자는 “소속 구단에서 선수들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당사자들이 21살의 어린 선수들(이승렬, 김보경, 구자철)이라면 모를까 이근호나 신형민처럼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인 선수들은 엔트리 탈락의 상실감을 안은 채 남아공까지 따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신형민과 구자철이 담담했던 것과 달리 이근호는 크게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도 이근호의 연이은 부진에 설마설마했지만, 정말 이근호가 탈락자 명단에 오를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이근호는 박주영과 투톱을 이루며 한국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루는 데 큰 공을 세운 ‘허정무호의 황태자’였기 때문이다. 허 감독 출범 후 7골로 박주영(8골)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골을 넣었다. 하지만 2009년 3월28일 이라크와의 평가전 페널티킥 골 이후 A매치 16경기 무득점의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했다.

3명 모두 이번엔 안타깝게 월드컵 출전 기회를 놓쳤지만 젊기에 기회는 남아 있다. 아직 20대 초·중반이라 다음 월드컵은 물론 그 다음 월드컵도 출전 가능하다.

2006년 24살의 김정우(상무)도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돼 예비명단에 머물렀다. 김정우는 “그때 참 많은 것을 느꼈고, 이후 축구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고 회고했다.

4년의 시간을 극복하고 2010년 월드컵 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가 된 김정우처럼 이들 3명도 탈락의 쓴 경험을 앞으로 더욱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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