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달지’로 유명한 유튜버 이현지 초등 교사 “유튜브·랩은 나와 아이들 이어주는 행복 매개체”

2020.11.04 21:56 입력 2020.11.04 21:58 수정

10대 때부터 힙합 즐겨…유튜브 채널, 구독 38만명·조회수 1200만건

경기교육청 홍보대사 활동…수능생 응원 ‘D-Day 수능’ 제작도 참여

래퍼이자 인기 유튜버인 경기 충현초등학교 교사 이현지씨가 자신이 담임을 맡은 6학년8반 교실에서 웃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래퍼이자 인기 유튜버인 경기 충현초등학교 교사 이현지씨가 자신이 담임을 맡은 6학년8반 교실에서 웃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경기 광명시 충현초등학교 6학년8반 담임교사 이현지씨(28)는 래퍼이자 인기 유튜버다. 교사 경력 5년차인 그에게는 ‘달지’라는 예명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보름달의 ‘달’과 이름의 마지막 글자 ‘지’를 합쳐 지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달쌤’(달지와 선생님 줄임말)으로도 불린다. 대학 시절 취미로 시작한 그의 랩 실력은 아마추어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지상파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 출연했고, 앨범도 3장이나 냈다.

현재 이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는 100여개의 동영상이 올려져 있다. 구독자는 38만여명이고 조회수는 1200만여건에 달한다. 2017년 발표한 다이나믹듀오의 ‘죽일 놈’을 부른 영상의 조회수는 73만여건, 지난해 반 아이들을 위해 만든 노래 ‘잔소리’의 조회수는 315만여건을 기록했다.

이씨는 4일 통화에서 “혼자 비공개로 올려놓았던 영상 중 몇 개를 아이들과 함께 보려고 공개했는데, 그게 퍼지면서 얼떨결에 유튜버가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10대 때부터 힙합을 좋아해 대학 시절엔 힙합 동아리 활동을 했다.

그런 그가 본격적으로 랩을 하게 된 것은 학생들 덕분이다. 학생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취미가 랩이라고 하자 학생들이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달라고 해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이씨는 평일에는 교사, 주말에는 래퍼로 활동하며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힘들고 때론 지치기도 하지만 음악을 통해 얻는 행복이 크기 때문에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홍보대사로도 활동 중인 이씨는 지금까지 경기도교육청 대변인실과 협업해 7편의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려놨다. 첫 번째 작품은 2018년 9월 업로드한 <다시 만날 때>다. ‘내가 바라는 것 딱 하나. 그저 너의 삶에 행복 한 줄기를 더해주는 것. 잊혀지더라도 난 괜찮아. 우리가 다시 만날 때. 똑같은 미소를 보여줄래. 우리가 다시 만날 때도. 네 편이 되어줄게….’ 졸업을 앞둔 6학년 학생들과 함께 만든 2분57초짜리 이 뮤직비디오는 학생들을 생각하는 교사의 따뜻한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어 전국의 많은 학생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다. 이씨는 “이 노래를 만들 때는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것 같아 힘든 시기였다. 평소 부끄러워 하지 못했던 말을 가사로 쓰면서 많이 울기도 했다”면서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값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수능생을 응원하는 <D-Day 수능> 제작에도 참여했다. 학생 래퍼 ‘래원’과 ‘호치키스’가 함께 참여했다. 유명 래퍼들이 학교라는 장소에서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이씨는 학생들에게 방역 지침들을 알리는 영상을 만들었다. 지난 4월 제작해 조회수 153만건을 기록한 <손씻기송>은 경기도 각 학교의 타종으로 활용되면서 손씻기의 중요성을 널리 알렸다. <마스크송>은 손씻기송에 이어 제작한 것으로 래퍼 ‘처리’가 피처링을 해 주목받으면서 190만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씨는 “유튜브와 랩은 나와 아이들을 이어주는 매개체”라며 “웃음소리 가득한 교실에서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그런 교사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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