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종주의자인가’…자문하는 미국인들

2020.06.22 21:28 입력 2020.06.22 21:37 수정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구글 검색량 625% 폭증

<b>차별 없는, 다음 세대를 위해</b> 한 흑인 남성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의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앞 농구대에 어린 아들이 공을 넣을 수 있도록 아들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버지니아주는 인종차별 논란을 빚은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려 했으나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미뤄졌다.  리치먼드 | AP연합뉴스

차별 없는, 다음 세대를 위해 한 흑인 남성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의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앞 농구대에 어린 아들이 공을 넣을 수 있도록 아들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버지니아주는 인종차별 논란을 빚은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려 했으나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미뤄졌다. 리치먼드 | AP연합뉴스

‘나는 인종주의자인가(Am I racist).’ 백인 경찰 가혹행위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사망한 이후 미국 내에서 검색엔진 구글에 이 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얼마나 인종적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지, 또 어떤 언행을 주의해야 하는지 등을 성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21일(현지시간) 검색량의 빈도를 집계하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6월 둘째주(7~13일) ‘나는 인종주의자인가’에 대한 검색량은 역대 최고치(100·미국 웹사이트 기준)를 기록했다. 일정 기간 해당 검색어의 상대적인 입력 빈도를 지수화해 표시하는 구글 트렌드는 가장 많이 검색됐을 때를 100으로, 그 절반인 경우 50으로 표시한다.

‘나는 인종주의자인가’라는 검색어는 5월 첫째주(3~9일)만 해도 구글 트렌드 지수가 16에 불과했다. 불과 한 달여 사이 구글에 이런 질문을 던진 사람 수가 625% 폭증한 것이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미 전역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 확산과 궤를 같이한다.

최근 5년 동안 통계를 보면,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당시와 2017년 8월 백인 우월주의 단체의 과격 시위로 사상자가 발생한 ‘샬러츠빌 사태’ 때 이 질문의 검색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바 있다.

‘인종주의자’ 여부를 간단하게 판별해 볼 수 있는 일종의 ‘감별 퀴즈’와 같은 콘텐츠도 인기를 얻고 있다. ‘말을 잘하거나 글을 잘 쓰는 흑인을 만나면 얼마나 놀라는가’ ‘흑인 청년 여럿이 당신을 향해 걸어오면 얼마나 불안한가’ 등의 질문으로 인종적 편견을 어느 정도 갖고 있는지 테스트해 보는 식이다.

물론 몇 차례 구글 검색만으로 대번에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을 얻기는 쉽지 않다. 다만 구글에 물어봄으로써 스스로 얼마나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지, 또 어떤 언행을 주의해야 하는지 등을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워니 리드 버지니아공대 인종사회정책센터장은 CNN에 “많은 백인들이 인종차별을 ‘심리’로 보고 있지만, 정책의 초점은 제도적 차별을 없애는 데 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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