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24층 고층아파트 그렌펠타워 화재 참사는 최악의 인재로 기록될 듯 하다. 15일 현재 확인된 사망자는 12명이지만 그렌펠타워 입주자가 400~600명으로 추산되고 현장 수습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화재 사고임을 감안하면 인명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언론들은 예고된 참사였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8년 전 비슷한 낡은 고층아파트에서 일어난 화재로 6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을 때도 똑같은 화재 안전에 대한 여론이 비등했고 그렌펠타워 주민들이 수년 전부터 안전 문제를 제기해 왔기 때문이다. 15일자(현지시간) 영국 신문의 1면은 이번 참사를 보는 성난 민심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영국 타블로이드 데일리 미러는 1면 제목을 ‘죽음의 덫(Deathtrap)’이라고 달았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참사는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다”는 제목을 붙였다. 더타임스는 1면에 ‘15분만의 참사’라는 제목 하의 기사에서 이번 화재를 “되풀이되던 경고의 주제였다”며 “소방관들은 건물을 집어삼킨 화재가 비정상적인 속도와 규모로 번졌다고 말하고 목격자들은 불길이 24층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데 15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적었다.
가디언과 더선은 이미 안전문제에 대한 지적이 있었는데 무시됐다는 것을 강조했다. 가디언의 1면 제목은 ‘경고는 무시됐다’, 더선은 ‘그들은 안전하다고 얘기를 들었다’였다. 일간 아이(i)는 이번 참사를 ‘비극적이고, 끔찍하고,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고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