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변수에 원자재 시장 ‘요동’ 니켈·알루미늄 값 급등

2022.02.20 21:00 입력 2022.02.20 23:06 수정

러시아·우크라 군사 긴장 고조에

‘광물지수’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

배터리 등 소비자 부담 가중 우려

러 변수에 원자재 시장 ‘요동’ 니켈·알루미늄 값 급등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차질에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까지 고조되면서 니켈과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재고량도 빠르게 줄고 있어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를 넘어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광해공업공단에 따르면 니켈·아연·철 등 산업적 중요도가 높은 15개 광물의 가격을 지수화한 광물종합지수는 지난 14일 기준 3279.7로,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자원 부국’인 러시아의 생산 비중이 높은 니켈과 알루미늄, 팔라듐, 구리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인 니켈은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지난달 t당 평균 2만2326달러(약 2670만원)에 거래되면서 한 달 전에 비해 11.2% 상승했다. 러시아의 니켈 생산량 비중은 전 세계에서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광해공업공단은 “러시아에 대한 무역 제재가 현실화되면 니켈 공급 차질이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니켈 재고량은 2월 2주차 기준 8만5550t으로 전주 대비 3.7% 줄며 42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알루미늄 가격도 지난 16일 t당 3242달러(약 388만원)에 거래돼 2008년 7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인 338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재고량도 85만7225t으로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러시아는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알루미늄 생산국으로, 중국을 제외할 경우 전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구리는 높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바로 상품을 받겠다는 수요자가 늘면서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싼 ‘백워데이션’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서방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자 전력난에 직면한 유럽 제련소들이 생산을 감축하면서 아연 재고량도 급감하고 있다.

전쟁 가능성 선반영 분석도…석유화학은 원가 부담 노출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가능성을 미리 반영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올해 초부터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 가격은 제2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가능성을 반영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4년에도 크림반도를 놓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대립하면서 니켈 등 주요 광물 가격이 치솟은 바 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당장 니켈·리튬 등의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원유를 원자재로 쓰는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직접적인 원가 부담에 노출됐다. 정부는 업체들이 장기 계약을 맺는 만큼 당장 수급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이 소비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새 차를 받으려면 1년 넘게 기다려야 하면서 일부 전기차는 신차보다 중고차 가격이 비싼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자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업체들은 수입처 다변화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영향은 크게 받지 않겠지만, 소비자 부담은 점점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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