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대비하는 日…아베 전 통역사 투입도 검토

2024.03.27 12:40 입력 2024.03.27 14:49 수정

‘트럼프 재집권’ 대비하는 日…아베 전 통역사 투입도 검토

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주재 일본대사관 관계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들과 접촉한 데 이어, 양측의 교류에 기여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통역사도 다시 투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아베 전 총리 간 통역을 맡았던 다카오 수나오를 미국 주재 일본 대사관 등에 다시 파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파견 시기나 업무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현재 중국 주재 일본 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임기를 곧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일본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에 대비하겠다는 취지가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카오는 2016∼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아베 전 총리 간 정상회담에서 아베 전 총리의 통역을 담당했으며, 양측의 교류가 원활하게 진행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는 당시 회담에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상을 찾아보고 그가 골프를 칠 때의 습관까지 연구하는 등 큰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그의 지식과 친분이 향후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의 관계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해 “미국의 선거 결과에 대비하려는 일본 관리들의 열성적인 시도”라고 평가했다. 그간 일본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 보호주의 무역정책을 강화하고, 주일미군 유지를 위한 방위비 분담금도 증액할 것을 우려해왔다. 일본 내에서는 그를 호랑이에 비유한 ‘모시토라’(혹시 트럼프)라는 말도 유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본 표현인 토란푸(トランプ)의 앞 두 글자인 ‘토라’는 일본어로 호랑이(とら)라는 단어와 유사하기도 하다.

비영리단체 ‘저팬 소사이어티’ 회장 조슈아 워커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들을 활용하려는 일본 관리들의 노력이 ‘광적인 수준’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들(일본 정부)은 조 바이든 대통령 측 사람들을 알고 있지만, 이들은 꽤 접촉하기 쉽고 작은 그룹의 인사들이었다”라며 “그래서 그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모든 노력을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도와 관련, 일본 외무성은 미국 대선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특정 인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카오 본인도 향후 역할에 대한 로이터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일본 정부는 다카오의 투입 이외에도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접점을 넓히는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보여왔다. 일본 대사관 관계자들이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는 지난 1월 뉴욕을 방문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면담하려 했지만 미 공화당 경선 일정으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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