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겐 ‘전장’ 중국에겐 ‘시장’

2010.07.05 18:00 입력 2010.07.05 18:01 수정
구정은 기자

중국, 아프간 자원 노린 지원 “군대는 보내지 않는다” 환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나데르 파슈툰 시장에는 중국산 제품 천지다. 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중국이 2500만달러(약 300억원)의 건설자금과 인력을 제공해 지은 10층짜리 잠후리아트 병원이 위용을 자랑한다. 전쟁과 테러로 황폐해진 카불에서, 새 벽돌과 반짝이는 유리창으로 이뤄진 이 병원은 단연 눈에 띈다.

미국이 탈레반·알카에다 세력과의 전쟁으로 골머리를 앓는 사이, 중국은 아프간에서 착착 발판을 다지고 있다. AP통신은 5일 “중국이 아프간의 환대를 받는 손님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카불 남쪽의 아이낙 구리광산이다. 아프간 정부는 3년 전 35억달러를 받기로 하고 세계 최대 구리광산인 이곳 개발권을 중국에 내줬다.

굴람 얄라키 아프간 산업부 장관은 “중국은 세계에서 원자재를 가장 많이 사는 나라”라면서 “그들이 아프간에 들어오지 못할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2000년 2500만달러였던 양국 교역량은 지난해 2억1500만달러로 늘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무슬림 분리운동집단을 진압하기 위해 국경을 맞댄 아프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카불의 대통령궁에 회의장을 지어주고 북부의 파르완주에는 관개시설을 만들어줬다. 아직까지 중국의 아프간 원조액은 1억8000만달러로 미국의 120억달러에 크게 못 미치지만, 미국이 아프간인들의 반감을 사는 것과 달리 중국은 ‘친절한 이웃’으로 여겨지고 있다. 잠후리아트 병원 건설프로젝트에 관여했던 아프간인 라마잔 카리미는 “중국인들은 길을 닦아주고 병원을 지어줄 뿐, 군대는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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