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아프간 철군 일정 수정해야”

2010.07.05 18:00 입력 2010.07.06 02:21 수정

새 사령관 취임 계기 ‘전략 수정’ 여론 증가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장군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에 새로 취임한 것을 계기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아프간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 높아지고 있다. 내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미군을 아프간에서 철수시킨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계획 자체가 현실적인 목표가 아니며 오히려 아프간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b>국제안보군 깃발 받은 퍼트레이어스</b>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및 나토군 사령관이 4일 카불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제안보군(ISAF) 깃발을 들고 있다.  카불 | AP연합뉴스

국제안보군 깃발 받은 퍼트레이어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및 나토군 사령관이 4일 카불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제안보군(ISAF) 깃발을 들고 있다. 카불 | AP연합뉴스

공화당의 존 매케인·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은 4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철군 시점을 못박음으로써 알 카에다와 탈레반을 더 공세적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매케인 의원은 abc방송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가 어느 특정 시점에 떠날 것이라고 분명히 말한 이상 적들이 그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는 점은 상식”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한 뒤 철수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하게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의원도 CBS방송에 출연해 “미군이 아프간을 떠날 것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 우리가 아프간전에서 이길 기회는 없다”고 지적했다.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은 지난달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내년 7월 철군 개시를 포함한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간 전략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4일 취임식에서 “이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현재 아프간 전황은 퍼트레이어스가 말한 ‘내년 7월 철군’과 ‘아프간전 승리’를 모두 얻기 어렵다. 승리하기 위해 철군을 미루거나, 승리 없이 아프간을 떠나는 것 중 선택을 해야 하는 처지다. 철군 연기 주장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더욱이 미군의 철수개시 시한이 다가오면서 아프간 정부는 파키스탄 군부와 손을 잡고 탈레반 세력과의 협상 움직임을 보이는 등 미군 철수 이후의 현실에 대비하기 시작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공화당과 미국 내 보수 인사들은 차제에 아프간 전략 자체를 바꾸기 원한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지배할 가능성을 제거하고 파키스탄 접경지대에 알카에다 지도부를 소탕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전에 미군을 철수시켜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또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현재의 복잡한 교전수칙을 버리고 과감한 전략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철군 계획을 지지한다고 했지만, 연기를 건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미군의 보호를 위해 공습·포격지원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해 아프간 전략의 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로스 도댓은 “철군 시점을 미리 정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실수였지만 지금과 같은 군사력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는 없다”면서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은 아프간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기 위해 열심히 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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