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2022월드컵 따내려 FIFA 관계자들에 500만달러 줬다”

2014.06.01 21:48

전 AFC 회장 뇌물 의혹… 연맹 “사실일 땐 개최지 재선정”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될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FIFA 관계자는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2022년 월드컵 개최지 투표를 다시 실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선데이타임스는 ‘월드컵을 돈으로 사려는 계획’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카타르 출신인) 모하메드 빈 함맘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권을 따기 위해 당시 FIFA 관계자들에게 500만달러(약 51억원)의 뇌물을 건넸음을 입증하는 e메일과 편지, 은행 거래 명세서 등 수백만건의 문서를 입수했다”고 1일 보도했다.

신문은 “입수한 e메일을 보면 빈 함맘이 개최국이 결정되기 최소 1년 전부터 활발한 로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아프리카 지역 FIFA 관계자들에게 돈이 흘러들어간 은행 거래 명세서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어 빈 함맘이 뇌물을 준 FIFA 관계자들 대부분은 투표권을 가진 FIFA 집행위원들이 아니었지만 아프리카 지역 내 카타르 지지 분위기를 고조시켜 4명의 아프리카 출신 FIFA 집행위원들의 지지를 끌어낸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빈 함맘 전 회장이 타히티 출신 FIFA 집행위원 레이날드 테마리에게 약 30만5000유로(약 4억2370만원),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에게 약 160만달러를 지원한 정황을 담은 문서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카타르 축구협회는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어떤 부정행위도 없었다”며 “빈 함맘 전 회장은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어떤 공식 직책을 맡은 적도 없으며, 카타르와는 늘 별개로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빈 함맘 전 회장의 아들 하마드 알 압둘라는 선데이타임스의 해명 요구에 답변을 거부했다.

짐 보이스 FIFA 부회장은 “현재 FIFA 윤리위원회가 혐의를 조사 중”이라며 “만약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고 개최지 선정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된다면, 투표를 새로 실시할 수도 있다”고 BBC방송에 말했다.

카타르는 2010년 12월 경쟁국이던 한국, 일본, 미국, 호주 등을 따돌리고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후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을 동원해 경기장 건설에 나섰다. 그러나 섭씨 50도에 이르는 더위와 비위생적 주거환경, 고용주의 허가 없이는 일터를 바꾸거나 출국조차 할 수 없는 현대판 노예제 ‘카팔라’ 시스템 탓에 약 1200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숨지면서 ‘죽음의 월드컵’을 개최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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