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리아 만비즈 주둔 쿠르드군 철수… 터키와 대립 부담됐나

2018.06.05 20:52

미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만비즈에 주둔시키고 있는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철수시키기로 터키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미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만비즈에 주둔시키고 있는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철수시키기로 터키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미국이 이슬람국가(IS) 격퇴전 파트너로 시리아 북부 만비즈에 주둔시키고 있는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철수시키기로 했다. 미국 국무부가 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의 회담 뒤 낸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만비즈에서 테러세력을 몰아내고 이 지역에 평화와 안정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터키는 YPG를 자국 내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정파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된 테러세력으로 규정한다. IS 격퇴전이 사실상 마무리된 지난해 말부터 YPG의 거점인 시리아 북부를 공습했다. 지난 1월 아프린을 장악한 뒤에도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만비즈까지 진격하겠다고 하자 미국은 터키 정부와 협상에 들어갔다.

미국의 YPG 철군 결정은 미국·터키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나왔다. 동맹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일원인 터키와의 갈등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지난달 미국 뉴욕주 연방법원은 터키 국영은행 할크방크의 메흐메트 하칸 아틸라 부사장에게 미국의 제재를 피해 이란의 에너지 수출을 도운 혐의로 징역 2년8월을 선고했다. 터키는 러시아로부터 S-400 지대공 방어체계를 구입하고 미국인 선교사 앤드루 브런슨을 테러모의 혐의로 구금하는 등 맞불을 놨다.

미국은 서둘러 터키와의 갈등을 봉합하려는 모양새지만 시리아 북부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터키 정부는 2~3개월 내로 대테러전 병력을 아랍계로 대체하고, 만비즈 지역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쿠르드민주동맹당(PYD) 등의 지도부까지 비(非)쿠르드계로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미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은 이 같은 내용에 합의한 바 없으며 아프린에서 그랬던 것처럼 쿠르드족 주민이 살던 곳에서 내쫓기고 아랍계들의 복수에 직면할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YPG 철군에 합의한다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철군 시기 등을 밝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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