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우크라이나 전쟁, 3분기 전 세계 ‘사회적 불안’ 고조

2022.09.02 15:10 입력 2022.09.02 15:49 수정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근교 한 야외 창고에 가스 실린더가 놓여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근교 한 야외 창고에 가스 실린더가 놓여 있다. EPA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올 3분기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불안정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적 리스크 분석업체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는 2일(현지시간) ‘2022 정치적 리스크 전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국가 198개 중 101곳에서 올해 3분기 시민사회 소요지수(civil unrest index)가 상승했다. 2016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이 지수가 줄어든 국가는 42곳에 불과했다.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시민 불만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이 꼽혔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유럽과 스리랑카, 페루, 케냐, 에콰도르, 이란 등을 가리지 않았다. 보고서는 “전 세계 국가의 80%가 6% 이상 인플레이션률을 보여, 사회경제적 리스크가 위험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며 “조사 대상 국가의 절반 가까이가 이미 ‘높은’ 또는 ‘극단적인’ 위험 수준에 해당하며 많은 국가들이 향후 6개월 간 악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시민 불만으로 인한 소요 리스크가 향후 6개월 간 악화될 가능성을 따졌을 때 알제리가 가장 선두였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더 자주, 강하게 발생하는 가뭄이 위험 요인이다. 그 다음으로 두드러지는 지역은 유럽이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스위스, 네덜란드, 독일, 우크라이나가 리스크 상승이 가장 큰 국가로 전망됐다. 독일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번 겨울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고 수급이 불안정해질 것이란 점이 잠재적 위험 요인이다. 30년 들어 최고 수준으로 물가가 오른 스위스도 소요 리스크가 큰 나라에 포함됐다.

개발도상국 중에는 스리랑카가 ‘핫 스팟’으로 꼽혔다. 스리랑카는 지난 5월 국가 부도에 빠졌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게 됐다. 스리랑카는 또한 전 대통령을 축출하는 등 정치 불안과 연료 가격 폭등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향후 6개월 간의 시민소요지수 전망.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 보고서 캡쳐

향후 6개월 간의 시민소요지수 전망.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 보고서 캡쳐

보고서는 개발도상국 중 리스크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10개 국가를 브라질, 아르헨티나, 세네갈, 이집트, 케냐, 튀니지, 레바논,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필리핀로 꼽았다. 쿠데타 리스크의 관점에선 볼리비아, 짐바브웨, 마다가스카르, 가봉, 수단, 기니, 코트디부아르, 이라크, 키르기스스탄이 꼽혔다.

시민사회 소요지수가 지난 2분기 대비 가장 크게 증가한 국가는 모리셔스, 사이프러스, 우크라이나였다. 러시아는 일곱 번째였으며 노르웨이는 13번째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지출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로는 이집트, 볼리비아, 필리핀, 세르비아, 짐바브웨,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가 있다.

보고서는 국제 식량 가격과 에너지 비용을 크게 낮추지 않는 이상 소요 리스크를 낮추기란 어렵다고 평가했다. 경기침체 공포가 커지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올해보다 내년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적 공급망 문제에서도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시민 소요는 선진국에선 시위와 파업으로, 개발도상국에선 “폭동, 약탈, 심지어는 정부 전복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메나 블랑코 수석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밝혔다.

보고서는 “가장 폭발적인 시민 소요는 생활비 상승을 억제할 능력이 제한된 지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또한 “사회경제적 압력이 이미 전 세계에서 저항을 증가시켰지만 앞으로 6개월은 더 파괴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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