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해 끼친다” 비난에 네타냐후 “틀렸다”…균열 커져

2024.03.11 14:28 입력 2024.03.11 14:51 수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FP연합뉴스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균열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공개 비판하며 라파 침공은 일종의 ‘레드라인’이라고 경고에 나섰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날 곧바로 “바이든의 발언은 잘못됐다”고 반박하며 라파 공습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전 세계가 이스라엘이 지지하는 것에 반대하게 만들어 이스라엘을 돕기보다는 해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를 외면하는 것은 “큰 실수”라고 지적하면서 “나는 휴전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레드라인’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라파 침공이 레드라인”이라고 답했다. 그는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을 보호하고 하마스를 쫓을 권한이 있다. 우리는 결코 이스라엘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레드라인이 있다면 그것은 앞으로 팔레스타인인 3만명을 더 죽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발언 바로 다음날 네타냐후 총리는 공개적으로 이를 반박했다. 그는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정확하게 모르겠다”면서 “다만, 내가 이스라엘인 대다수가 희망하는 바에 역행하는 개인적 정책을 추구해 이스라엘의 이익을 해친다는 의미로 한 말이라면, 그의 발언은 모두 잘못됐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것은 내 개인적 정책이 아니라 이스라엘인 대다수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정책”이라며 “(이스라엘인들은) 남은 하마스 테러 부대를 격퇴하기 위한 우리의 행동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 증가와 인도적 지원을 놓고 네타냐후 총리와 점점 더 갈등을 빚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해오던 미국 정부는 팔레스타인인 희생자 규모가 계속 커지는 것과 관련해 최근 들어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며 민간인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만명이 넘는 피란민들이 밀집되어 있는 라파 국경 지역에 대규모 공격을 가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 방식이 이스라엘에 오히려 피해를 준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이스라엘 일반 국민과 네타냐후 총리 사이의 간극을 부각시켜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동시에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만을 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전했다. 앞서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역시 이스라엘 정부와 이스라엘 국민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바이든 대통령의 ‘레드라인’ 경고에도 불구하고 라파 지상전 계획을 거듭 밝히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나에겐 레드라인이 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있었던) 10월 7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면서 라파 공격을 예고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베니 간츠 국민통합당 대표 역시 “휴전 협정이 타결되지 않으면 이스라엘군은 라파로 전쟁의 다음 단계를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놓고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간극은 상당하다. 이스라엘이 육로를 통한 물자 반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미국은 항공과 해상을 통한 구호품 전달을 시도하며 가자지구 지원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지난 2일 개전 후 처음으로 공중에서 구호품을 투하한 데 이어 9일엔 바닷길을 통한 구호품 보급을 시작했다. 또 가자지구에 더 많은 구호품을 공급하기 위해 가자 해안에 임시 부두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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