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단체 회장 찬조금 28억~0원 ‘극과 극’

2011.12.28 22:08
김창영 기자

작년 11개 협회장 한푼도 안내

28억원과 0원. 아마추어 스포츠 수장들이 소속된 협회나 연맹에 낸 찬조금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고보조금으로 협회를 운영하는 대부분 스포츠 단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28일 대한체육회 홈페이지에 공시된 2010년도 55개 가맹단체의 결산내역을 분석한 결과 회장이 1억원 이상의 ‘찬조금’을 낸 단체는 절반 수준인 26개 단체(표 참조)로 조사됐다. 2011년 결산내역은 아직 공시되지 않았다.

이들 단체는 모두가 기업인들이 회장을 맡고 있는 곳이다.

가장 넉넉한 살림을 하고 있는 곳은 핸드볼협회였다. SK 최태원 회장이 현금으로 낸 찬조금은 28억원이지만 타이틀 스폰서 비용 등을 더하면 무려 43억원에 달한다. 최태원 회장은 2010년에 241억원을 비롯해 2011년까지 모두 434억원을 핸드볼전용경기장 건립비용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맡고 있는 양궁협회는 23억4000만원을 협회 운영비로 지원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가 맡고 있는 육상연맹은 17억3000만원으로 세번째로 많은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육상연맹은 정부로부터 가장 많은 보조금(64억8500만원)을 받은 협회로 조사됐다.

이는 47개 세부종목을 아우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홈페이지에 찬조금이 명시되지 않은 승마협회(한국마사회)는 15억2900만원, 테니스협회(한솔그룹)는 5억원을 찬조금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회장의 찬조금은 없었지만 2011년 806억원의 세입을 신고, 가장 많은 수입을 올렸다. 세입분야 2위는 배드민턴협회(78억4600만원), 3위는 태권도협회(59억7700만원)였다. 이들 협회는 회장의 찬조금은 없었지만 사업수익이 많았다. 세입 4위는 삼성스포츠단에서 8억2400만원을 지원받은 빙상연맹(53억5900만원)이었다.

11개 연맹·협회장은 한푼도 찬조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협회는 대부분 정치인이거나 경기인 출신이 회장을 맡고 있는 곳이다. 정치인이 회장으로 있는 협회 관계자는 “회장이 돈이 없거나 선거법 위반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지만 선관위는 “선거구 밖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스포츠 단체장의 경우 관례에 따른 회비성격의 납부금은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아마추어 종목 특성상 보조금으로 운영되지만 회장의 찬조금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사업을 축소하거나 확대한다”며 “직원의 처우도 회장 찬조금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체육단체 회장 찬조금 28억~0원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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