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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탈락자 많은 서류전형부터 ‘임직원 자녀 특별 관리’ 의혹

2018.04.09 06:00 입력 2018.04.09 06:04 수정

임직원·자녀 주민번호 넘기면 채용대행사가 지원 사실 통보

신한 “임원 정보 제공 안 해”…‘반대파 자녀는 탈락’ 주장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있는 신한은행 본점.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있는 신한은행 본점.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신한금융지주에 전·현직 임원 자녀들이 대거 채용될 수 있었던 것은 첫 관문이자 가장 많은 탈락자가 나오는 서류전형 과정에서부터 ‘별도 관리’가 되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신한금융 측이 서류전형을 담당하는 채용대행사에 임직원과 자녀의 주민등록번호를 넘겨주고, 대행사가 이를 바탕으로 지원자 중 임원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신한금융 측이 합격 여부를 통보해준다는 것이다. 채용된 임원 자녀들 중에는 금융권에서는 이례적으로 인턴에서 정직원으로 채용되거나 대학 전공이 금융권 업무와 무관한 이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신한금융 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신한금융은 서류전형 등을 대행하는 채용대행사에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모든 임직원과 자녀의 인적사항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대행사는 서류전형 과정에서 임직원 자녀가 신한은행 등에 지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를 신한금융 측에 별도로 통보한다. 해당 자료를 검토한 신한금융은 임원 자녀 및 우호 직원들의 자녀들을 우선적으로 포함한 서류전형 합격자 명단을 채용대행사에 건넨다는 것이다.

반면 과거 내홍을 겪은 신한은행에서 현 경영진에 우호적이지 않거나 반대편에 있는 임직원 자녀들은 서류전형에서 탈락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한은행의 경우 서류전형 경쟁률은 100 대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독]신한, 탈락자 많은 서류전형부터 ‘임직원 자녀 특별 관리’ 의혹

이후 신한금융 채용절차는 블라인드 면접과 임원 면접으로 진행된다. 블라인드 면접은 신한금융 현직 직원들이 지원자들의 합동토론, 프레젠테이션(PT) 등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면접관은 지원자 이름이나 얼굴 등을 모두 알 수 있다고 한다. 한 전 신한은행 직원은 “인사부에서 특정 임직원 자녀임을 면접관에게 사전에 알려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지난해 신한은행에 입행해 현재 경기 지역의 한 지점에 근무하고 있는 신한금융 부사장 ㄷ씨의 아들(28)은 서울 한 사립대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행은행에 들어갔다가 퇴사한 전 신한은행 상임감사의 아들(35)도 서울 한 사립대의 이공계 학과를 졸업했다.

신한은행 전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이 학과와 관계없이 다양한 인재를 뽑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유독 전·현직 임원 자녀들은 금융과 무관한 학과 출신이거나 관련 자격이 없는 지원자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대표 ㄴ씨의 아들은 신한카드에서 인턴으로 일하다 정직원으로 채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측은 “서류전형을 하는 대행사에 학점 등 기본적인 기준은 제시하지만 임직원 정보를 주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블라인드 면접도 철저하게 면접관이 지원자의 이름만 아는 상황에서 진행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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