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이 예상보다 심상찮나…한은, 기준금리 연 1.5% 또 동결

2018.04.12 16:24 입력 2018.04.12 20:57 수정

구조조정·사드 영향 ‘올 취업자 수 26만명 증가’에 그칠 듯

경제성장률, 3% 유지…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1%P 낮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에 있는 한국은행 본부 회의실에서 연임이 결정된 후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에 있는 한국은행 본부 회의실에서 연임이 결정된 후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당초 예상치보다 4만명 줄어든 26만명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한국은행이 전망했다. 기업 구조조정이 잇따르고 있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으로 급감했던 중국인 관광객들의 유입 추세가 더뎌 고용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것이란 의미다.

한국은행은 12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올해와 내년 취업자 수 증가 규모를 각각 26만명, 29만명으로 전망했다. 올해 전망치는 지난 1월에 전망했던 30만명보다 4만명 줄어든 것이다. 또 실업률은 올해 3.8%, 내년 3.7%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인 관광객 회복세가 더디고 일부 산업별, 기업별로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지난 2∼3월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자 수는 지난 2월 10만4000명, 3월 11만2000명 등 두 달 연속 10만명대에 머물렀다. 반면 총 실업자 수는 125만7000명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은 규모를 보였다. 한은은 최근 사드 영향이 줄어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늘고 있긴 하나, 고용 회복에 시간이 걸리는 음식업과 숙박업을 중심으로 고용 지표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용이 부진하면 단기적으로 가계소득이 감소하고 소비가 위축될 우려가 크다. 중장기적으로는 인적 자본이 축적되지 못해 잠재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총재는 앞서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은 총재 임명장 수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제정책의 최종 목표는 고용”이라며 “성장도 결국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용이 예상보다 심상찮나…한은, 기준금리 연 1.5% 또 동결

이 총재는 ‘고용 부진이 최저임금 인상 때문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이론적으로 비용절감을 위해 고용을 조정하려는 요인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엔 (구조조정 등) 일시적 요인이 상당 부분 가세한 점이 있어, 최저임금의 영향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 연임 후 처음 열린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는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1.50%로 유지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1.25%에서 1.50%로 6년5개월 만에 인상한 이후 5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 총재는 “미·중 교역관계 악화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외적인 요인으로 국채금리와 주가가 하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가 부담스럽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대로 3.0%를 달성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당초 1.7%보다 0.1%포인트 낮춰 1.6%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낮은 이유는 축산물 가격의 하락과 석유류 가격의 상승폭 둔화, 일부 공공요금 동결과 하락에 따른 것”이라며 “하반기 초에는 1%대 중반, 연말쯤엔 1%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금리 결정의 핵심 요소인 국내 물가가 계속 하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더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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