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난방 논란’ 서울대 노조 파업 응원 나선 학생들

2019.02.10 21:37 입력 2019.02.10 21:44 수정

20여명 방문 “지지하는 학생도 많다는 것 알리고 싶어”

“학생들이 누려왔던 편안함이 악조건에서 만들어진 누군가의 노동의 결과물이라면 그 편안함을 함께 거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중앙도서관 기계실. 노동자들이 나흘째 파업 농성을 벌이는 이곳에서 사회학과 학생 이예인씨(22)가 “파업을 지지하고 연대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은 지난 7일부터 중앙도서관 등 일부 건물의 난방 가동을 중단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발표에 따라 지난해 3월 정규직으로 전환된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간접고용 때보다 처우가 악화됐고 수당과 복지에 여전히 차별이 존재한다며 ‘무늬만 정규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파업 지지 학생 모임인 ‘서울대 시설관리직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20여명은 이날 컵라면 등 농성 물품을 사들고 기계실을 찾았다. 윤민정씨(22)는 “파업을 지지하는 학생들도 많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 지지 방문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성호 서울일반노조 기계·전기분회장은 “본의 아니게 학생들에게 불편함을 끼치게 돼 불안하고 미안했는데 찾아줘서 고맙다”며 학생들을 맞았다.

앞서 서울대 총학생회는 “노조의 정당한 파업권을 존중한다”면서도 도서관을 파업 대상 시설에서 제외해줄 것을 노조에 요청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하종강 성공회대 교수는 “스페인에서 청소노동자들이 파업하면 시민들이 쓰레기를 모아 시장 집 앞에 버리는 운동을 한다. 서울대 총학생회의 입장은 파업하는 청소노동자들에게 ‘우리 집 쓰레기만 치워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노조는 이날 총학생회에 간담회를 요청하고 파업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은 성명을 내 “우리는 당장의 불편함을 약자의 몫으로 떠넘기는 게 아니라 무시로 일관해도 문제없는 권력에 맞서 노동자들의 곁에 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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