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참” “우려”…불티나는 ‘NO JAPAN’

2019.08.08 06:00 입력 2019.08.08 06:02 수정

스티커·모자·티셔츠 등

‘불매운동 굿즈’ 잇따라

“일상 속 실천에 효과적”

“장삿속” “강요” 의견도

<b>미쓰비시 앞에서 “규탄!” </b>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7일 서울 중구 미쓰비시상사 앞에서 열린 ‘전범기업 미쓰비시 규탄 집회’ 중 강제징용 사죄 및 배상을 촉구하며 욱일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쓰비시 앞에서 “규탄!”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7일 서울 중구 미쓰비시상사 앞에서 열린 ‘전범기업 미쓰비시 규탄 집회’ 중 강제징용 사죄 및 배상을 촉구하며 욱일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표현하는 굿즈(goods) 상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는 ‘NO JAPAN’ ‘JAPAN BOYCOTT’ 같은 문구를 차량과 휴대전화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 모자, 티셔츠, 키링, 배지 등 다양한 불매운동 굿즈를 찾을 수 있다. 온라인에서 굿즈를 판매하는 한 휴대폰 액세서리 판매점은 “계속 물품이 품절되고 있어 며칠 내 재공급할 것”이란 긴급 공지를 올렸다. 불매운동 굿즈를 두고 장삿속이라고 비판하는 의견도 나왔다.

초기 불매운동은 주로 ‘일본제품을 사지 않겠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인증’하는 식이었다. 불매운동이 1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오프라인에서도 불매운동을 확산시키려는 움직임이 생겼다. 문경애씨(57)는 지난달 22일 한 불매운동 블로그에서 5장짜리 ‘NO JAPAN’ 스티커 세트 10개를 구매했다. 문씨는 “스티커를 사서 자동차, 휴대전화 등 잘 보이는 곳에 붙이고 주변에도 나눠줬다”고 했다.

시민들은 굿즈가 불매운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본다. 김모씨(31)는 지난달 30일 인터넷 공동구매 쇼핑몰에서 불매운동을 표현하는 티셔츠를 샀다. 김씨는 “나도 모르게 일본제품을 살 수도 있는데 티셔츠를 입다 보면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스멜리캣 대표 황준석씨(42)는 네이버, 티몬 등에서 ‘NO JAPAN’ 키링을 판매한다. 황씨는 “굿즈로 불매운동을 홍보하면 운동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굿즈 판매자는 자신의 SNS에 “불매 ‘운동’이 아닌 ‘생활’이 될 수 있도록 습관으로 만들자”고 적었다.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불매운동 굿즈.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불매운동 굿즈.

판매자들은 굿즈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효과적인 불매운동 방법이라고 말한다. ㄱ씨는 불매운동 배지를 제작하기 위해 지난달 18일부터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모금을 받는 중이다. 목표액 100만원 중 88만원이 모였다. ㄱ씨는 “길거리에 뿌려지는 전단, 어지러운 손팻말 문구는 폭력적으로 느껴지지만 배지는 묵묵하게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했다. ㄴ씨(42)는 불매운동 메시지를 담은 모자를 제작해 판매한다. ㄴ씨는 “힘들어서 매일 시위할 수는 없으니 모자를 쓰고 소지품에 스티커를 붙여 일상에서 꾸준히 불매운동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몇몇 시민들은 불매운동 굿즈를 우려한다. 대학생 이모씨(23)는 “불매에도 각자의 방식이 있는데 지인이 휴대폰에 스티커를 붙이라고 강요해서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일본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는 ㄷ씨(27)는 “곧 일본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지금 주변에다 일본 생활이나 공부 이야기를 꺼내는 데 점점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SNS에는 “불매운동하는 건 자유지만 공공장소에 (스티커를) 붙이는 건 오히려 민폐” “불매운동 티셔츠까지 나오다니, 이 문제를 이용해 장사할 생각을 하는 것도 대단” 같은 의견이 올라왔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굿즈를 이용한 불매운동도 시민의 자발적인 문화운동·생활운동으로 볼 수 있다. 타인을 배척하거나 물리적 폭력으로 번지지 않는 한 정당한 운동”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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