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단체, 박근혜 대통령에 월남전 당시 한국군 성폭력 사과 요구

미국의 베트남 인권단체가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대의 베트남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베트남의 목소리(Voices of Vietnam)’는 15일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방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보낸 한국군대의 조직적인 성폭력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날 행사를 진행한 베트남계 미국인 신디 응우옌 사무국장은 “수천 명의 베트남 여성들이 한국군의 체계적인 성폭력으로 고통 받았지만 지금 한국의 대통령 박근혜는 자신의 아버지가 보낸 군대의 범죄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의 목소리’ 신디 응우옌 사무국장이 15일 오전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국군에 의해 강간 피해를 입은 베트남 여성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화면에 있는 사람들은 베트남 현지에 화상 전화로 연결한 피해자들이다.

‘베트남의 목소리’ 신디 응우옌 사무국장이 15일 오전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국군에 의해 강간 피해를 입은 베트남 여성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화면에 있는 사람들은 베트남 현지에 화상 전화로 연결한 피해자들이다.

이어 이 단체는 스카이프를 이용한 화상 통화로 베트남 현지의 피해자들을 연결해 한국군에 의한 피해 사실 증언을 전했다.

쩐 반 티(45)는 자신을 한국군에 강간 당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뒤 아버지에게 버림 받았다고 소개하며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의 어머니 쩐 팅 야(74)는 한국군 장교에게 강간 당해 그의 누나를 낳았다. 이 한국군 장교는 전역 후 그의 어머니와 또 한 명의 누나를 낳았다. 하지만 이내 어머니를 버리고 한국으로 돌아갔고, 그의 한국군 부하가 어머니를 강간해 자신이 태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어머니 등 네 명의 베트남 여성이 자신들의 강간 피해 경험들을 각자 짧게 증언했다.

쩐 반 티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을 부른 뒤 “대통령 당선 이후 당신이 한번도 이 문제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는 것에 유감을 느낀다”면서 “강간 당한 베트남 여성들도 좋은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네소타주에서 화상 전화를 연결한 놈 콜맨 전 상원의원은 “2001년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베트남 국민들에게 사과했을 때 당시 야당 부총재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그 성명을 비판했다”면서 “박 대통령은 자신의 아버지의 군대가 베트남에서 저지른 체계적인 폭력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콜맨 전 상원의원은 “박정희 대통령은 당시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의 요구를 받고 미국의 동맹국가로서 미국을 지원하기 위해 군대를 보냈는데, 당신이 말하듯이 ‘체계적인 범죄’라면 그 범죄에 미국 정부도 연루돼 있다고 봐야 되느냐”는 질문에 “나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계기에 한국군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려는 것이다. ‘체계적인(systemic)’이라는 말이 그렇다면 그 대신에 ‘광범위한(widespread)’이 더 나은 용어일 수는 있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이어 “재미한인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는데, 그것에 대한 당신의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콜맨 전 상원의원은 “나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다. 별개의 이슈다. 나는 이 문제에 집중하고 싶다”고 답했다.

“베트남은 프랑스의 지배, 일본의 점령 등을 받으며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를 많이 입었는데, 당신들은 오로지 한국군에 의한 피해자들만 옹호하느냐 아니면 다른 나라들의 사과도 요구하느냐”는 질문에 응우옌 사무국장은 “우리는 오늘 한국군에 의한 피해 여성들처럼 공개적으로 나와서 피해 사실을 증언하는 모든 여성들과 연대할 것”이라며 “오늘 행사는 그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베트남전 기간 중 한국군의 조직적인 강간’에 대한 유엔의 조사를 촉구하는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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