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빌라 고무통 변사 사건’ 용의자 50대 여성 검거… “남편·애인 죽인 뒤 버렸다”

2014.08.01 22:25 입력 2014.08.02 05:31 수정
포천 | 경태영 기자

치정에 얽힌 ‘엽기 살인극’… 경찰 조사선 “남편 자연사” 주장

포천시 빌라 실내 고무통에서 부패된 남성 시신 2구가 발견된 엽기적 사건은 50대 여성의 치정과 불륜이 얽힌 범죄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경기 포천경찰서는 1일 남편 등 2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이모씨(50)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20분쯤 포천시 소흘읍 송우리의 한 섬유공장 외국인 기숙사 주방에 숨어 있던 이씨를 검거했다.

1일 경찰에 체포된 ‘포천 빌라 살인사건’ 용의자 이모씨(가운데)가 경기 포천경찰서 조사실로 호송되고 있다. | 연합뉴스

1일 경찰에 체포된 ‘포천 빌라 살인사건’ 용의자 이모씨(가운데)가 경기 포천경찰서 조사실로 호송되고 있다. | 연합뉴스

경찰은 이날 이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이씨와 통화기록이 있는 스리랑카 출신 남성을 추궁해 기숙사 주방에 숨어 있던 이씨를 붙잡았다.

이씨는 남편 박모씨(51)와 자신과 같은 공장에 다녔던 ㄱ씨(49·남양주시)를 살해한 뒤 이들의 시신을 포천시내 자신의 집 고무통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검거 당시 “시신 2구는 남편과 애인으로 모두 내가 죽였다”고 시인했지만 경찰조사에서는 “남편은 자연사했고, 또 다른 남성은 외국인 남자로 길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집에 들어갔는데 돈을 요구해 죽였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시신을 부검한 결과 외국인으로 알려졌던 남성은 이씨와 같은 공장에 다녔던 ㄱ씨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씨가 의도적으로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보고 ㄱ씨와의 관계, ㄱ씨를 살해한 시점 등을 조사 중이다.

이씨는 당초 ㄱ씨에 대해 “거실에서 다투다 스카프로 목을 졸라 살해한 뒤 고무통에 넣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여성 혼자 힘으로는 어렵다고 보고 공범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검거 당시 함께 있던 스리랑카 출신 남성에 대해 범인은닉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남성은 “이틀 전 이씨가 찾아와 기숙사에서 재워 달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오후 9시40분쯤 포천시 신북면 한 빌라에서 아이가 울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작은방 고무통에서 박씨 등 시신 2구와 영양실조 상태의 8살 남자아이를 발견해 수사를 벌였다. 아이의 엄마는 이씨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의 상태에 대해 “굶겼다고 보기에는 건강상 수치가 정상으로 나왔으나 아동학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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