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비인간적 문화가금융 위기 키웠다

2017.07.14 21:11 입력 2017.07.14 21:29 수정

[책과 삶]비인간적 문화가금융 위기 키웠다

▲상어와 헤엄치기
요리스 라위언데이크 지음·김홍식 옮김 |열린책들 | 416쪽 | 1만7000원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초래한 대형 투자은행들의 도덕적 해이를 비난하는 건 쉽다. 하지만 금융위기의 본질, 위기를 초래한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는 대부분 잘 알지도,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라위언데이크는 중동, 국제문제에 대해서는 베테랑 기자였지만 금융은 아는 게 거의 없었다. 그런 그가 2년 넘게 ‘시티’라 불리는 세계 금융의 중심 영국 런던에 머무르며 200명의 금융인들과 나눈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배경지식이 없는 저자는 이해될 때까지 묻고 또 물었다. 금융인들의 인간적인 고뇌까지 깊이 파고들었다.

저자의 인터뷰에 따르면 수학이나 물리학의 귀재들이 하는 일부 전문분야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나머지 일들은 그렇지도 않다. 채용면접을 볼 때 주식과 채권이 어떻게 다른지도 모르고 지원한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똑똑한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주눅들지 않고, 또 지치지 않고 일할 질긴 마음이 필요하다.

금융업계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실제 사회와 다를 게 없다. 요구되는 덕목도 제각각이다. 투자금융업계 사람들이 먹잇감을 찾아 나서는 사냥꾼이라면, 상업금융계 사람들은 인내하면서 땅을 일구는 농부와 같다.

책은 단기 성과에 대한 과도한 집착, 누구도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것, 5분 남짓한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해고 등 비인간적인 업계문화가 위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원인도 자각하지 못한 채 금융업계는 너무 팽창했고, 위기 또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저자는 ‘대마불사’의 고정관념에서 헤어나와 금융업의 덩치를 줄이고, 고객들이 자신들이 무얼 사고 어떤 상품에 투자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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