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부와 편견

2005.03.31 16:46

감독 거린더 차다|출연 아이쉬와라 라이·마틴 헨더슨

비 할리우드 영화 최신 화제작들이 서울 단성사와 KBS 2TV 명화극장을 통해 잇달아 선보인다. ‘KBS 프리미어: 영화, 그 여섯번의 설레는 만남’으로 특정 장편 상업영화가 이처럼 일반 극장과 안방극장에서 같은 날 개봉·방영되는 것은 세계 초유의 일이다.

[영화]신부와 편견

이 작품은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의 고전 소설 ‘오만과 편견’이 원작. 이를 각색, 화려한 춤과 음악이 곁들여진 역동적 영상에 담았다. 이른바 ‘볼리우드 영화’(Bollyhood Movie)로 전통적 결혼관에 맞서 자신의 가치관을 구현해 나가는 여성의 결혼 이야기 자체는 그리 새롭지 않지만 연간 1,000여편이 제작되고 전세계에서 연평균 36억명이 관람하는 볼리우드 영화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지난해 영국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면서 8주 동안 1천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린 화제작이다.

여주인공 아이쉬와라 라이는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1994년 미스 월드 출신. 볼리우드 영화 최고의 스타로 2003년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멜로영화 ‘데브다스’로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칸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위촉될 만큼 세계적 명성을 누리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개봉 당시 타임지·CNN·CBS 등이 ‘세계 최고의 미인’ ‘볼리우드의 여신’ ‘인도의 모나리자’라고 입을 모으면서 할리우드 공략에도 성공, 올해 말 메릴 스트립과 공동주연을 맡은 ‘카오스’(감독 콜린 세뤼) 등에 출연할 예정이다. 감독 거린더 차다는 국내에 ‘슈팅 라이크 베컴’으로 알려진 인물. 그는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을 맡은 ‘엽기적인 그녀’의 할리우드 리메이크판인 ‘마이 세시 걸’ 연출도 맡았다. 12세 이상 볼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선 이 영화에 이어 ‘머시시스트’ ‘퍼펙트 크라임’ ‘브라더스’ ‘알츠하이머 케이스’ ‘하와이, 오슬로’ 등을 1주일 간격으로 속속 선보인다. 모두 작품성과 오락성을 두루 인정받은 수작이다.

극장판과 안방판의 차이점은 단성사에선 오리지널 필름으로 상영되지만 명화극장에서는 성우들의 더빙작업을 거쳐 방영된다는 점. 또 18세 이상이 볼 수 있는 작품의 경우 방송사에선 안방극장인 점을 감안, 적절한 조치를 거쳐 소개할 예정이다.

어쨌든 이번 프로젝트는 영화문화의 다양성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과 미국영화가 개봉영화의 95.4%(1994년 기준)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관객들은 비할리우드 수작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방송사는 개봉작을 재탕·삼탕한다는 비난에서 벗어나 문화 다양성 구현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게 된다는 데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배장수기자 cam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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