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외국어 이름 ‘끊어’

2005.04.09 07:29

KT&G(옛 담배인삼공사)가 새 담배를 출시할 때마다 외국어로만 이름을 붙여 비난을 사고 있다.

8일 KT&G에 따르면 최근 출시된 ‘인디고’는 ‘인디비주얼 고잉(individual going)’의 ‘인디’와 ‘고’를 합친 말로, 신세대의 ‘인디문화’에서 힌트를 얻어 지은 이름이다.

KT&G측은 “최근 젊은층이 ‘인디영화’ ‘인디음악’ 등 ‘인디’문화를 선호하는 데 착안해 ‘인디야, 가자’라는 뜻으로 ‘인디비주얼 고잉’이란 용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디문화’의 ‘인디’는 독립을 뜻하는 인디펜던트(independent)의 약자이지만, 표현을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인디펜던트’를 ‘인디비주얼’로 바꿨다는 설명이다.

KT&G측은 1996년 ‘에쎄’를 시작으로 시마, 루멘, 시즌즈, 레종, 원, 제스트, 비전, 클라우드 나인 등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번번이 외국어 이름을 붙여 왔다. ‘에쎄’는 ‘그들’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레종’은 ‘이유(reason)’의 프랑스어, ‘제스트’는 ‘열정’을 뜻하는 영어다. 특히 2003년 출시된 ‘클라우드 나인’은 미국에서 ‘마약’의 은어로 쓰인다는 점에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KT&G 브랜드국 황인선 부장은 “시나브로, 하나로, 도라지 등 한글 브랜드보다 외국어 브랜드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어쩔수없이 외국어 명칭을 붙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용찬 국립국어원 연구원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제품 특징이나 외국어 문법과 상관없이 막연하게 외국어를 남발해서는 안된다”며 “제품명은 대중 언어생활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신중하게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명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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