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폴리스’가 된 서울광장…새벽까지 후끈

2008.06.09 18:12
김다슬·유희진기자 amorfati@kyung

대운하·교육 등 시국토론 場으로

민주화교수협 등 새벽까지 후끈

서울시청앞 광장이 한국의 ‘아크로폴리스’가 되고 있다. ‘아크로폴리스’는 고대 아테네의 언덕으로 시민들이 토론을 거쳐 정치사항을 결정하던 직접민주주의의 장이다. 지난달 촛불시위를 시작으로 시청앞 광장·청계광장 일대는 각종 시국토론 집회가 잇따르며 뜨거운 공론의 장이 되고 있다. 미 쇠고기 문제를 넘어 대운하·교육 자율화·수돗물 민영화 등 이명박 정부의 국정 현안들이 총망라되고 있다.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 회원들이 9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수석, 장관들의 얼굴 가면을 쓰고 운하 건설 반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김세구기자>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 회원들이 9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수석, 장관들의 얼굴 가면을 쓰고 운하 건설 반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김세구기자>

◇촛불 이슈 확대 점화=운하백지화국민행동 소속 회원 100여명은 9일 오후 6시30분 청계광장에서 한반도 대운하 반대 촛불집회를 갖고 “정부가 국민 의사에 반해 대운하를 밀실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오후 2시에는 서울광장에서 ‘운하 백지화를 위한 거리 퍼포먼스’가 열리는 등 ‘쇠고기 촛불’이 대운하로 옮겨붙는 양상이다. 전국공공연구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돌이킬 수 없는 환경재앙이 초래되고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대운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광장에선 이날 밤 10시 ‘촛불시위 이후 한국 사회의 미래’를 주제로 진보진영 학자들이 참여하는 국민대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서울대 최갑수 교수(서양사학)의 사회로 서울대 우희종 교수(수의학), 관동대 박창근 교수(토목공학) 등이 ‘광우병과 쇠고기 협상’ ‘한반도 대운하’ ‘교육정책’ 문제 등 ‘이명박 정부의 성격과 한계’에 대해 시민들과 함께 토론했다.

서강대 경제학과의 한 학생이 “민간 자율규제가 실시되면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수입되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우 교수는 “민간업자들은 결국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정부의 공언은 허구”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대운하는 경제성도 없으며 친환경적이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토론회 2부에서는 호원대 서유석 교수(철학)의 사회로 한신대 김상곤 교수(경영학), 상지대 홍성태 교수(사회학) 등이 ‘이명박 정부와 민주주의 실종’ ‘촛불 이후 한국사회’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이 주관한 이 토론회는 10일 새벽까지 계속됐다.


◇대학 총학 릴레이 공청회=고려대·경희대·성균관대·서울시립대·국민대 등 5개 대학 총학생회는 경희대 청운관에서 ‘광우병 정체를 알아보자’는 주제로 ‘쇠고기 공청회’를 열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홍하일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대표가 참가해 학생들의 질문에 답했다. 공청회는 5개 대학을 돌며 5일간 계속된다.

소비자생활협동조합들로 구성된 ‘iCOOP생협연합회’는 정부청사 앞에서 ‘4만 엄마들의 6·10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정주 회장은 “6월항쟁 21주년이 되는 날 다시 민주주의의 퇴보를 우려하고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상시 집회’ 체제로 전환된 미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는 9일에도 이어졌다. 오후 7시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 7000여명은 고 이병렬씨에 대한 묵념을 하고 거리행진에 나섰다. 서울광장 한쪽에 마련된 고 이병렬씨의 분향소에는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정모군(17)은 “이병렬님의 가는 길을 촛불로 밝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열사정신 계승, 쇠고기 전면 재협상’이라는 문구가 적힌 검은색 리본을 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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