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5명에 퇴진 요구 ‘박원순의 파격’ 시작

2011.12.22 22:41 입력 2011.12.23 11:07 수정

고위직 반발… 하위직은 환영

박원순 서울시장(55)이 6명의 1급 고위 공무원 중 5명을 차례로 불러 퇴진을 요구했다. ‘변화와 혁신’을 전면에 내건 파격적 인사가 시작되자 고위직 공무원들은 불만을 표출했다. 반면 하위직 공무원들은 환영 입장을 밝히는 등 뚜렷한 시각차이를 보이고 있다.

박 시장은 22일 최항도 기획조정실장·정순구 서울시의회 사무처장(행시 25회), 신면호 경제진흥본부장(행시 28회), 김효수 주택본부장·이인근 도시안전본부장(기시 14회) 등 5명을 시장실로 불러 인사 배경을 설명하면서 퇴진을 요청했다. 박 시장은 고위직 공무원들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를 적극적으로 인사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5명 중 일부는 “사퇴 대상이 될 줄 몰랐다. 서운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으나 결국 박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인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3급 이상 공무원들 중 상당수는 지금껏 이처럼 크게 물갈이된 적이 없고 산하 기관장 등 최소한의 예우조차 마련해 주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한 간부는 “죄라곤 열심히 일하고 능력 있어 빨리 승진한 것밖에는 없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나가라고 하면 앞으로 누가 일하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4급 이하 공무원들의 반응은 확연히 다르다. 1급은 법적으로도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정무직 자리로서 무상급식 파동, 원주민 내쫓는 뉴타운 정책, 서울시 재정 파탄 등 오세훈 전 시장의 정책실패를 묻는 귀결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의 한 사무관은 “간부들은 ‘능력 운운’하는데 그동안 (좋은 자리에 갈)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일한 공무원들이 더 많다”며 “(이번 인사를) 색깔론으로만 보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서울시청공무원노조(위원장 오형민)는 ‘박서울시장 파격인사를 환영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긴급하게 직원들과 4급 이하 간부들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 ‘서울시 인사 이제야 숨통이 제대로 트이겠다’는 기대감이 대부분이었다”며 “남보다 먼저 승진 출세해 단맛을 본 만큼의 댓가는 치르는 것이 순리”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4급 간부 12명(행정직 6명, 기술직 6명)을 국장급인 3급에 승진 내정했다. 김상범 서울시 행정1부시장(54)은 “실·국장이 거의 전보된다고 보면 된다”고 밝혀 2급에서 1급, 3급에서 2급으로의 연쇄 승진과 함께 전보 인사가 대규모로 이뤄질 전망이다.

김 부시장은 “대규모 인사인 만큼 반발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며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 간부 인사를 단행하는 한편 술렁이는 조직을 추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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