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마약 투약 처벌, 모발감정 추정만으론 안돼”

2012.05.21 11:03
이범준 기자

마약 양성반응이 나온 머리카락의 길이 만으로 투약시기를 추정한 것은 근거가 없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로 기소된 ㄱ씨(44)에 대해 검찰의 공소를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범행을 부인하는 피고인에 대한 모발감정 결과 등을 바탕으로 범행일시와 장소, 투약방법을 단순히 추정한 것에 불과하다”며 “특히 범행시기로 기재된 ‘2010년 11월경’에는 1개월 이상의 기간이 포함될 수 있어 마약류 투약범죄의 특성 등에 비춰 공소내용이 특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마약류 투약사실을 밝히기 위한 모발감정은 외부적 요인에 의한 변수가 작용할 수 있고 투약가능 기간을 추정하는 방법은 모발의 성장속도가 일정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나 실제로는 개인에 따라 모발의 성장속도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고 채취부위, 건강상태에 따라 편차가 있는 등 그 정확성을 신뢰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기재된 범행일시인 ‘2010년 11월경’은 4~5㎝ 가량의 피고인 모발에서 히로뽕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모발감정 결과에 기초해 투약가능기간을 역으로 추산해 범행시기를 정한 것이고 투약장소도 ㅇㅇ시 ㅇㅇ구 ‘이하 불상지’라고만 기재해 형사소송법의 요건에 맞는 구체적 사실의 기재라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의 공소를 기각했고 2심도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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