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택시업계가 목숨 걸고 반대하는 것은 카풀이 아니다

2019.02.14 20:42 입력 2019.02.14 20:43 수정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 사업조합연합회장

민족의 최대명절인 설 연휴에도 교통산업의 한 축인 택시는 쉬지 않고 달렸다. 버스가 끊기고, 전철이 끊긴 시간에도 택시는 시민들의 발이 되어 달렸다. 여전히 택시는 국민의 이동권, 즉 생활권을 위해 필요한 필수적 교통수단이다. 최근 택시노동자 2명이 순직했고, 과로와 스트레스로 지난 1월28일에 취임한 시·도조합이사장 한 분이 설날에 유명을 달리했다. 그럼에도 택시노동자의 죽음은 폄하되고 있다.

[기고]택시업계가 목숨 걸고 반대하는 것은 카풀이 아니다

택시업계가 죽음을 무릅쓰고 반대하는 것은 순수한 의미의 카풀(합승)이 아니라, ‘전업(專業) 불법 자가용유상운송사업’(이하 ‘전업 불법자가용택시업’)의 전면적인 허용이다. 즉, 택시업계도 통상적인 아침, 저녁 출퇴근 1~2시간대의 순수한 자가용 함께 타기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1994년에 도입된 자가용유상운송금지의 예외로서 “승용자동차를 출퇴근 시 함께 타는 경우”를 삽입한 입법 취지는 “고유가 시대에 유류 사용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상시적 ‘전업 불법자가용택시업’을 허용한 것이 결코 아니다. 그러나 “직업의 다양화 및 출퇴근 시간의 유연화로 하루 24시간이 상시적 출퇴근 시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현재의 모든 음성적 ‘전업 불법자가용택시업’을 합법화하자는 것으로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전업 불법자가용택시업’의 허용은 왜 불가한가? 현 택시업계의 현황과 택시 등 교통산업의 특징과 문제점을 간략히 들어서 이해를 돕고자 한다. 현 택시업계는 2018년 9월 면허기준으로 일반(법인)택시 8만7875대(운전자 10만5492명)와 개인택시 16만4708대로 총 25만2583대(27만200명)로 포화상태이다. 따라서,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신규 택시운송사업면허가 제한되고, 적극적 감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택시 등 교통산업은 공공성이 강한 준공공재로서 국가나 공공역무를 대행하는 민간기업 등이 면허를 받아 운행을 담당하며, 강한 공공성으로 인하여 택시운송산업도 ① 면허제로 시장진입이 매우 어렵고, ② 운송 사업구역과 운송요금 등을 정부가 결정하고, 카풀(합승) 금지와 부제운행 등으로 통제되며, ③ 국가재정보조, 세제지원 등이 되는 특징이 있다. 아울러, 기존의 포화상태에 있는 택시업계는 자가용승용차(2018년 1766만3188대) 외에도 자동차대여사업(렌터카), 자유업인 대리운전업뿐만 아니라, 전업 불법자가용택시업자에게 시장잠식을 당하여 더욱 포화상태로 가는 문제점이 있다. 향후에도 시장잠식은 지속되어 최저임금 이하의 저임금에 놓일 열악한 산업구조에서, 더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을 강요당하니 자신의 목숨까지 버리며 항변하는 것이다.

여기에 카카오는 OtoO(Online to Offline)를 표방하며,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하여 카카오택시, 카카오대리, 카카오주차를 상용화한 데 이어 카카오카풀(24시간 전업 불법자가용택시업)을 자유업으로 알선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택시업만 해도 등록대수 25만대에 운전종사자 등 30만명도 포화상태인데 여기에 전업 불법자가용택시업을 자유업으로 허용할 경우, 전체 택시시장에 자가용택시업자가 50만명, 아니 100만명 이상 몰린다면 기존 면허업인 한국의 택시업은 고사되고, 전업 불법자가용택시업자도 살아남기 힘든 시장이 될 게 뻔하다. 더구나, 기존 택시업계는 교통산업(국가), 아니, 카카오가 카카오택시 플랫폼으로 키운 카카오의 조강지처이다. 여기에 카카오는 카카오카풀이라는 전업 불법자가용택시업을 조강지첩으로 영입하여,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조강지처와 조강지첩이 함께 공유경제로 상생하라고 한다. 이것은 형평성의 문제뿐 아니라, 카카오의 계산착오이자 지나친 과욕이다. 오히려, 국가보조 등 지원을 받으며 기존 카카오택시 플랫폼을 더욱 혁신적으로 발전시켜, 편리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택시로 다양성을 가진 브랜드택시를 육성·발전시키는 데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택시업계와 카카오의 상생이며 4차 산업혁명의 시대적 흐름을 순기능화하는 길이고, 더 이상의 고귀한 목숨을 잃지 않게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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