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대유행 여파로 2학기 대면 수업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가도 술렁이고 있다. 백신 접종 사각지대에 있는 20대 재학생들의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학기 대면 수업을 예고한 대학에서는 비대면 수업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감염 차단 효과 뿐 아니라 각종 비용 절감과 높은 시간 활용성 등 비대면 수업 자체의 이점을 주장하는 학생들도 있다. 다수의 학생들이 강의 질 저하 등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학습권 피해를 주장한 작년 초와는 다른 모습이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들은 2학기부터 실험·실습·실기 수업부터 학내 여건을 고려해 대면 수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지난달 24일 ‘대학 대면활동 단계적 확대 방안’을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하면서 대학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대면과 비대면을 혼합한 ‘블렌딩 수업’을 계획 중인 연세대는 학내외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 당초 2학기부터 정원 50명 이내인 강의는 대면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한 터다. 연세대 대외협력처 관계자는 “일단 지금은 기존에 정한 대로 블렌딩 수업 방식으로 운영할 방침”이라면서도 “다양한 수업 방식과 학생 여론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연세대 학생들 사이에서는 비대면 수업을 요구하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연세대 교육학부 대학원생 이모씨(27)는 “코로나19가 강의실에서 전파되지 않더라도 식당을 이용하고 학교에 모이면 위험할 것”이라며 “지금은 비대면 수업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국대에선 비대면 수업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일찌감치 공론화했다. 지난달 동국대 총학생회는 “밀집된 강의실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다면 누구의 책임이겠는가”라며 “20대 백신 접종이 완료된 시점 이후에 대면 수업을 재개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동국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비대면 수업 자체의 장점을 옹호하는 글도 여럿 올라왔다. 주로 ‘(비대면 수업은)시험 안 보고 과제로 대체해서 좋다’ ‘자잘한 토론·조별과제 줄어들어서 과목당 시간 부담이 적고 학점 절대평가라서 점수 받기 좋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지난달 학교 측은 10월부터 비대면 수업을 대면 수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도 대학 내 방역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대학 수업과 관련한 방역 조치는 별도로 마련해 대학에 안내했다”면서 “심각한 상황이라면 원격 수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